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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외신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Answers, Knowledge and Information(AKI)’이라는 이름의 신규 팀을 통해 챗GPT에 대응할 수 있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AKI 팀은 시리(Siri) 개발 경험이 있는 롭비 워커(Robby Walker)가 이끌고 있으며, 애플의 AI 총괄 부사장인 존 지안안드레아(John Giannandrea)에게 직접 보고하는 구조다. 이 조직의 출범은 애플이 단순히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는 차원을 넘어서, 검색형 생성AI를 자사 생태계에 직접 구현하려는 장기 전략으로 읽힌다.
현재 애플은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리에 챗GPT를 통합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나, 시리의 전면 개편 일정은 내년 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전사 회의에서 “기존 시리 명령체계와 대형언어모델(LLM)을 혼합하려는 하이브리드 구조는 애플 품질에 미치지 못했다”며 구조적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전사 회의는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이례적인 대규모 타운홀 형태의 전사 커뮤니케이션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팀 쿡 CEO는 “AI는 인터넷,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앱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 규모의 혁신”이라며, “애플은 반드시 이 일을 해낼 것이며, 투자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시장의 ‘첫 번째’는 아니었지만, 늘 ‘결정적인 전환’을 이끌어왔다”며 AI 분야에서도 애플만의 해석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과정이 쉽지 않다. 최근 한 달 사이 애플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팀에서 최소 4명의 핵심 인력이 메타의 ‘슈퍼인텔리전스 랩스(Superintelligence Labs)’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생성형 AI 주도권을 둘러싼 인재 쟁탈전의 일면이자, 애플 내부 조직 문화 및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이견이 표출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AKI 팀을 이끄는 롭비 워커는 앞서 시리 개편 지연과 관련한 내부 회의에서 해당 프로젝트가 '추하고 부끄럽다(ugly and embarrassing)'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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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애플은 AI 플랫폼 고도화와 기기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사내외 비판 여론, 시리 지연, 인재 유출, 조직 개편 등 복합적 과제에 직면했다.
다만, 팀 쿡 애플 CEO는 ‘뒤늦은 혁신자’(late innovator) 전략을 택했다. 단순한 후발주자가 아닌, 기존 카테고리를 ‘재정의’하는 방식이 성공했던 전례처럼, AI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과 품질 기준으로 승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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