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전주세계소리축제 제작 '심청' 연습실 공개
13, 14일 전주, 9월 3~6일 국립극장 공연
"심청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아이가 아니었을까."(심청 역 김우정)
"심봉사가 눈을 뜨듯 이번 '심청'을 하면서 심청가를 바라보는 제 시선과 해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심봉사 역 김준수)
국립창극단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공동 제작한 '심청'이 일부 윤곽을 드러냈다. 제작 발표 당시부터 대형 프로젝트로 주목받아 온 이 작품은, 해외 공연까지 염두에 두고 기획됐으며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비롯해 총 157명이 출연한다. 대본과 연출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았다. 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하되, 기존 창극의 서사와 형식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담아 '판소리 시어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13, 14일 전주, 9월 3~6일 국립극장 공연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열린 판소리 시어터 '심청' 리허설에서 심봉사 역의 김준수(왼쪽)와 심청 역의 김율희(오른쪽)가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
"심청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아이가 아니었을까."(심청 역 김우정)
"심봉사가 눈을 뜨듯 이번 '심청'을 하면서 심청가를 바라보는 제 시선과 해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심봉사 역 김준수)
국립창극단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공동 제작한 '심청'이 일부 윤곽을 드러냈다. 제작 발표 당시부터 대형 프로젝트로 주목받아 온 이 작품은, 해외 공연까지 염두에 두고 기획됐으며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비롯해 총 157명이 출연한다. 대본과 연출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았다. 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하되, 기존 창극의 서사와 형식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담아 '판소리 시어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일부 장면이 공개됐다. 짧은 리허설이었지만, 유교적 효 사상에 기초한 전통 '심청가'의 틀을 벗어나려는 연출 의도가 분명히 드러났다. 심봉사 역의 김준수는 맹인 잔치에서 눈을 뜨는 기적의 순간을 기쁨이 아닌 죄책감으로 표현하며, 인물 해석의 방향을 선명히 했다.
이번 '심청'은 심청의 희생으로 모두가 구원받는 전통적 서사에서 벗어나, 각 인물의 결핍과 나약함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요나 김 연출가는 "도화동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인식하지 못한 채 주변을 돌보지 못하는 '눈먼 존재'들”이라며 "심청은 아버지를 구해야 한다는 맹목에, 뺑덕은 탐욕에, 심봉사는 자기 연민에 눈이 멀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선징악이라는 틀에 갇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 많다"며 "파격을 위한 파격이 아니라 이 이야기 속에 이미 내재된 깊이와 너비를 탐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국립창극단 '심청' 공개 오디션을 통해 심청 역에 선발된 김율희가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열린 '심청' 리허설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
유교적 효보다 '인간의 나약함'에 초점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열린 판소리 시어터 '심청' 리허설에서 심봉사 역을 맡은 김준수가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
심청 역은 국립창극단 소속 김우정과,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김율희가 더블 캐스팅됐다. 김율희는 "'심청가'를 배우면서도 그저 착한 사람으로 그려지는 일차원적 캐릭터인 심청이에 대한 의구심이 항상 있었다"며 "심청이 죽게 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그간 갖고 있던 불편함과 궁금증을 이번 '심청'을 통해 표출할 수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김우정은 "원전을 더욱 밀도 있게 파헤친 작품"이라고 평했다.
심봉사 역은 국립창극단 간판스타인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번갈아 맡는다. 김준수는 "그저 '눈을 뜨는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모두가 각자의 업보를 지고 산다는 것을 느꼈다"며 "심봉사는 눈을 뜨는 데서 끝나는 인물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뀌는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유태평양 역시 "기존 심봉사는 딸만 생각하는 순수한 인물이었지만, 이번 캐릭터는 무기력하고 자기 일에 몰두한 나머지 딸을 돌보지 못하는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결말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요나 김은 "동화적 장면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용궁에서 살아 돌아온 심청이 왕을 만나 결혼하는 용궁 로맨스는 소녀의 희생에 대한 죄책감에서 만들어진 판타지일지도 모른다"며 "남성 권력을 통해 행복을 얻는 식의 결말은 아니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청'은 13, 14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전당에서 초연한 후 9월 3~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판소리 시어터 '심청'의 연출가 요나 김. 국립극장 제공 |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