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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사와 조국[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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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사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포함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등 법학 교수 34명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 전 장관의 사면·복권을 요청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를 비롯한 종교계 인사도 가세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 전 장관을 면회해 사면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입시제도를 교란하고 공직자 감찰제도를 무력화시킨 범죄자에게 사면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대통령 권한 남용이자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핏대를 올린다. 내란 우두머리를 옹호하며 극우화돼가는 정당이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닌 것 같다.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은 신중한 태도다. 조 전 장관을 사면하면 ‘부모 찬스’ 등 공정성 시비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조국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는 또 다른 공정성 시비를 낳았다. ‘표적 수사’와 ‘비례성 원칙’(과잉금지 원칙) 위반이다. 윤석열 사단이 처음 수사 착수 근거로 내세운 건 ‘사모펀드 비리’였다.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인 정경심씨의 사모펀드 투자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모펀드에서 검찰이 주장한 ‘권력형 비리’는 나오지 않았다. 일부 기소된 혐의는 재판에서 대부분 무죄가 났다. 검찰은 ‘입시 비리’로 과녁을 옮겼다. ‘자녀 입시용 스펙’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조국 가족을 탈탈 털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와 딸 조민씨를 기소했다. 정씨는 징역 4년, 조민씨는 벌금형 선고와 함께 의사 면허와 대학·대학원 입학이 모두 취소됐다.

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는 정경심이 주도한 범행에 배우자로서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 전 장관에게 별도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것만으로는 약하다고 봤는지,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감찰 무마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보탰다. 민정수석으로서 추상같은 감찰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내란 사건’ 재판장 지귀연 판사의 향응 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 두달이 훌쩍 지났는데도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감감무소식이다. 이건 공정한가.

대통령의 사면은 본래 중세 국왕의 특권에서 생겨난 제도다. 잘못된 재판을 시정하고, 가혹한 법 집행을 완화하는 기능을 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원수의 사면권을 보장한 취지도 마찬가지다.

이춘재 논설위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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