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조카' 안원생 지사 묘소 미국서 확인… 보훈부 "국내 봉환 추진"

美 묘소 실태 조사 과정서 확인

미국 애리조나주 선랜드 메모리얼 파크에 안장돼 있는 독립유공자 안원생 지사 묘소. 국가보훈부 제공

안중근 의사의 조카로 중국 상하이 등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안원생 지사 묘소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확인됐다. 국가보훈부는 유족과 협의를 거쳐 유해에 대한 국내 봉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보훈부는 3일 미 애리조나주 선랜드 메모리얼 파크에서 안 지사의 묘를 사망 43년 만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 의사의 동생 안정근 지사(독립장)의 아들인 안 지사는, 1925년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전단 배포와 반일 시위를 전개한 인물이다.

보훈부에 따르면 1933년 임시정부 선전 및 홍보 활동을 했던 안 지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영국과 접촉하며 외교 활동을 펼치다 1952년 미국으로 이민했다. 이후 그는 뉴욕과 워싱턴 등에서 거주하다 1982년 4월 미 애리조나주에서 사망했다. 정부는 안 지사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안 지사 묘소 확인은 지난해 보훈부가 주력했던 미국 서남부지역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 조사를 진행하던 가운데 이뤄졌다. 묘소를 최초 발견한 뒤 미 정부와 영국 외교문서 등을 분석했고, 1940년대 당시 안 지사의 영문명이 '데이비드 안(David An)'이라는 것을 파악했다는 게 보훈부 설명이다.

보훈부는 이번 미 묘소 실태조사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인근 묘지에 안장된 송헌주 지사 등 총 40기에 대한 묘소 관리상태 점검을 진행했다. 안 지사 외에 미국에서 특허를 냈던 발명가로 알려진 강영승 지사 등 그간 소재가 불분명했던 독립유공자 묘소 29기를 새로이 확인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독립유공자 묘와 관련, 후손 확인 및 협의를 통해 유해봉환 또는 현지 관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이번 성과에 대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던 안원생 지사님의 묘소를 찾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끝까지 찾고 기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