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캐나다 부글부글…"미국산 불매·여행 중단"

캐나다가 오랜 이웃이자 동맹인 미국을 상대로 다각도로 무역 협상을 벌였지만 오히려 35%로 상향된 '관세 폭탄'을 맞게 되면서 미국산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반미 정서가 번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부터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기존 25%에서 35%로 올렸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2월 미국이 캐나다에 25% 관세를 적용한 이후 미국산 불매 운동이 확산했는데, 이번에 관세 인상으로 불매 운동이 거세게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이 유예 없이 캐나다에 상호관세율 35%를 적용함에 따라, 현재로서는 캐나다가 가장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는 나라가 됐습니다.

캐나다 CBC 방송은 무역 협상 시한이 지나고 캐나다산 수출품에 35% 관세가 부과된 가운데 캐나다인들이 일상에서 무역 전쟁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소개했습니다.

상당수 캐나다인이 캐나다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미국산만 아니면 뭐든 괜찮다'는 식으로 생각하거나 미국 여행을 피하는 내용이 방영됐습니다.

CBC의 시청자 조사에서는 특히 식료품 매장에서 제품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리타 베일리 씨는 "제품 표기를 확인하는데, 내가 사는 제품은 반드시 캐나다산이거나 무역 우호국 제품이어야 한다"며 제품 구매 전 원산지 확인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경 근처에 사는 지노 파올로네 씨는 "매달 두 번은 쇼핑, 주유, 외식, 골프 등을 위해 미국에 갔는데, 그들이 우리 경제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동안 미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캐나다인들은 자산이나 투자금을 미국에서 캐나다로 옮기고,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하고, 겨울에 미국에서 장기 체류하는 이른바 '스노버드(snowbird)' 여행을 중단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산 불매에 나섰다고 CBC는 전했습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비롯해 캐나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 정부는 이 조치에 실망했다"라고 하면서 기존 양국 간 무역 협정을 준수하고, 미국과 협상을 계속해 관세로 피해를 보는 분야에 대해 다각도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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