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DEI 관련 단체 50여 곳 후원 목록서 제외

[최진홍 기자] 구글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과 관련된 50개 이상의 단체를 후원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DEI 정책 폐기 기조에 구글이 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1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테크 투명성 프로젝트'(TTP)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초 공개한 후원 단체 목록에서 200곳 이상을 제외했으며 이는 최소 5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변동이다.

특히 목록에서 빠진 단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DEI 관련 단체로, 총 58곳에 달했다. TTP는 "구글이 이들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실제로 중단했는지, 아니면 지원 사실을 단순히 숨기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구글이 DEI 프로그램과 거리를 두기 위한 조치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DEI는 미국 역사에서 소외된 인종, 성, 계층 등을 포용하고 보호하자는 취지의 정책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 주장하며 지난 1월 취임과 동시에 관련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에 발맞춰 구글 역시 지난 2월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례 보고서에서 DEI 관련 문구를 삭제하고, 다양성 관련 채용 목표를 폐지하는 등 달라진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후원 목록 제외 조치에는 구체적인 사례도 포함되어 의문을 더했다. '가정폭력 종식 전국 네트워크'는 여성 대상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며 최소 9년간 구글의 후원을 받아온 단체다. 구글은 작년에만 이 단체에 7만 5천 달러(약 1억 원)를 지원했지만, 올해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구글은 "우리는 혁신 친화적 정책을 옹호하는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의 수백 개 단체를 후원한다"며 "이 단체들은 우리의 후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에 따라 매년 바뀐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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