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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8.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찬탄·반탄(탄핵 찬성·반대)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누가 당대표로 선출되든 송언석 지도부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1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결별을 기정사실화 한 이례적 강경 메시지를 냈다. 유력 주자인 김문수 후보는 "해당 발언을 못 들었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지지기반이 강성 당원들에 쏠린 김 후보가 '윤석열과 거리두기'를 전제한 원내지도부와 충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적 쇄신을 강하게 주장하는 '찬탄' 후보들 역시 원내지도부와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정부의 3특검 공세에 맞서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원내지도부와 간극이 커 엇박자가 예상된다.
송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 시작 첫날인 1일 "이제 우리 당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없다"며 "더 이상 전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행위를 멈추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송 비대위원장의 강경 발언은 8·22 전당대회가 '윤석열·전한길 극우 블랙홀'에 빠질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지도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한 세갈래 특검이 당 의원들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로 확산하면서 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전한길 씨의 부정선거론까지 더해져 중도 확장이 가로막힌 갑갑한 상황 속 활로 찾기에 골몰 중이다.
전 씨가 '당대표 후보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주장하고, 장동혁 후보는 전 씨 유튜브에 출연해 부정선거론과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거론하는 행태에 지도부 차원의 선 긋기가 절실하다는 판단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송 비대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향후 들어설 새 지도부와의 충돌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가장 유력한 당대표 후보인 김문수 후보는 전날 대구의 박정희 생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송 비대위원장 발언을) 못 들었다. 제가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당대표 당선 시 윤 전 대통령 면담을 가질 것이냐는 질문엔 "앞으로 상황을 봐서 (판단하겠다)"고만 했다.
김 후보가 전한길 씨 유튜브 출연이나 윤 전 대통령 면회를 두고 유보적 입장을 밝힌 것 자체가 잠재된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누차 단일화를 주장하다 입장을 선회하며 당 지도부와 큰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원내지도부를 지냈던 한 의원은 "그렇게 어렵게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과 거리조절을 하면서 강성 지지층의 마음을 달래고, 탄핵 이후엔 법치주의에 승복하겠다고 밝히면서 여기까지 왔다. 대선 과정에선 윤 전 대통령의 탈당도 이뤄졌다"며 "이걸 다시 탄핵 전으로 되돌린다면 누가 당을 위해 일하겠나"라고 했다.
반탄 후보들과 대척점에 선 찬탄 후보들과 원내지도부 간 관계도 살얼음판 위에 선 양상이다.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인적 쇄신'을 내세우며 윤 전 대통령을 비호한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국민의힘을 겨눈 특검에 당력을 모아 대응하는 한편 개헌 저지선 유지에도 신경써야 하는 원내지도부로선 당 분란을 촉발하는 찬탄파 주장에 마냥 호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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