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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낫다’던 오토파일럿, 3000억대 배상 판결

조선일보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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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테슬라에 첫 법적 책임 인정
머스크 “항소할 것” 자율주행 소송 확산할 듯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기술인 오토파일럿과 관련된 플로리다 충돌 사고로 중상을 입은 딜런 앵글로가 지난 8월 1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연방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기술인 오토파일럿과 관련된 플로리다 충돌 사고로 중상을 입은 딜런 앵글로가 지난 8월 1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연방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법원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이던 차량의 사망 사고에 대해 회사 책임을 일부 인정하고 2억4300만달러(약 340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그간 운전자 과실을 앞세워 책임을 회피해온 테슬라가 배심원 재판에서 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오토파일럿의 기술적 결함이 사고의 직접 원인 중 하나”라며 “테슬라에 33% 책임이 있다”고 평결했다. 전체 손해액 1억2900만달러 중 4300만달러를 기본 손해배상으로, 여기에 징벌적 배상 2억달러를 추가해 총 2억4300만달러를 유족 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고는 2019년 플로리다 남부 도로에서 발생했다. 테슬라 모델S를 몰던 운전자는 오토파일럿을 작동한 채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기기를 떨어뜨렸고, 이를 줍기 위해 몸을 숙이는 순간 차량이 도로변 SUV와 그 옆에 있던 커플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여성 1명이 사망하고 남성은 중상을 입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사고를 일으킨 테슬라 '모델3'의 모습. 기사 내 사건과는 별개 사건이다. / FHP Orlando X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사고를 일으킨 테슬라 '모델3'의 모습. 기사 내 사건과는 별개 사건이다. / FHP Orlando X


유족 측은 재판에서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을 고속도로 전용으로 설계해 놓고 일반 도로 사용을 차단하지 않았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사람보다 운전을 잘한다’는 식으로 허위 홍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정지된 차량을 감지하지 못하는 구조적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측은 “사고는 운전자의 명백한 부주의 때문”이라며 법적 책임을 부인했지만, 배심원단은 오토파일럿 기술 자체의 불완전성과 경고 부족에 주목했다. 배심원단은 “운전자의 과실과 제조사의 기술적 책임은 병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이 있다. /AP 연합뉴스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이 있다. /AP 연합뉴스


이번 판결은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로 배심원단이 테슬라의 법적 책임을 공식 인정한 첫 사례다. 지금까지의 유사 소송은 대부분 재판 전 합의하거나 법원이 각하했다. 그래서 미국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을 ‘사법적 전환점’으로 본다. 현재 계류 중인 10여 건의 관련 소송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영리 추적 사이트 TeslaDeaths.com에 따르면, 오토파일럿 작동 중 사망한 사례는 최소 58건에 달한다. 2018년 캘리포니아에서 애플 엔지니어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사망한 사건도 대표적이다.

테슬라 측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성명을 통해 “오늘의 판결은 기술 진보를 위협하고, 생명을 구하는 안전장치 개발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반발했다. 머스크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We will(우리는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오토파일럿은 테슬라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완전자율주행(FSD)’ 및 로보택시 사업의 핵심 기반이다. 차량에 탑재된 8개의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한편 이번 판결은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1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83%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 누적 하락률은 약 25%에 이른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멀어지며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등 악재(惡材)가 끊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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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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