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저 장독대까지, 구글맵선 다 보인다…1일부터 관람 중단

구글맵으로 본 청와대 관저 모습.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앞두고 청와대가 오늘(1일)부터 보안 및 안전 점검에 들어가지만, 여전히 구글맵에서는 청와대 내부를 속속들이 볼 수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 카카오, 에스케이텔레콤(티맵) 위성 지도 등을 살펴보면, 청와대 내부 건물 이름 등 구체적인 부분을 삭제했다. 거리뷰에서도 흐림 처리를 완료한 상태다. 집무실 이전을 앞두고 국가보안시설로 재지정 되기에 앞서 발 빠르게 대응을 한 셈이다. 하지만 구글 지도에서는 내부 주요 시설과 거리뷰가 여전히 공개된 상태다.

이에 대해 구글 관계자는 “추후 지속적인 정부와의 논의를 통해 담당자 지정, 핫라인 운영, 가림 조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안을 마련하여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 복귀 의사를 거듭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지난 6월 청와대 복귀를 위한 예비비 259억원을 국무회의에 상정해 의결했다. 지난 7월16일부터 실내 관람은 제한됐으며, 1일부터 외부 관람 역시 전면 중단됐다. 2022년 5월 공개된 이후 3년2개월 만이다.

카카오맵 갈무리

네이버 지도 거리뷰 갈무리

흐림 처리한 구글 지도. 실제 서비스에서는 가려진 부분 없이 청와대 내부 건물 배치를 다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지도 갈무리

한편,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정보기술 분야 비관세 장벽으로 꼽은 고정밀 지도 반출 제한은 타결안에선 빠진 바 있다. 앞서 구글은 1대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해 왔다. 정부가 주요 보안시설 검색을 막거나 흐림 처리를 조건으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구글 쪽은 동일한 요구만 반복하는 상태다. 지도 반출을 심사하는 국토지리정보원은 괴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과 협의를 거쳐 오는 11일 최근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구에 대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길 찾기에 가장 중요한 최신 정보 피오아이(POI, Point of Interest : 관심지점)도 제때 업데이트 안 하면서 정밀지도를 달라고 하는 건 무리한 요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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