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덕씨. 시민모임 제공 |
윤석열 정부 때 서훈 수여가 취소됐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4)씨가 대한민국 인권상(모란장)을 받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일 오전 광주 한 요양병원을 찾아 입원 치료 중인 양씨에게 인권상 모란장 서훈을 전달한다고 1일 밝혔다.
정부는 15일 열리는 광복절 행사 때 양씨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양씨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정부 대표로 육성철 인권위 광주사무소장이 병원을 찾아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안창호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인권위 고위직들도 참석하지 않는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도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 ‘제3자 변제안’을 철회하지 않는 데 항의하는 의미로 불참할 예정이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30년간 일본 정부를 상대로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와 피해보상을 촉구한 공로를 인정해 양 할머니에게 2022년 12월9일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을 서훈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외교부가 ‘사전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의견을 냈고 행정안전부는 국무회의에 안건으로 제출하지 않아 무산됐다. 당시 시민단체에선 “정부의 과도한 일본 눈치 보기”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양 할머니에게 국민훈장을 수여하는 ‘영예 수여안'을 심의·의결했다.
1994년 3월 이른바 관부재판에 참여한 양금덕 할머니(왼쪽에서 셋째)가 일본 야마구치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지부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있다. 시민모임 제공 |
양씨는 1944년 5월께 나주초등학교 6학년 재학 중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돼 일하고도 임금도 받지 못하는 등 해방 후 귀국할 때까지 고초를 겪었다. 일제는 1944~1945년 조선의 여자 어린이들을 속여 군수공장으로 동원해 항공기 부품 페인트칠을 시키는 등 강제노동에 동원하고도 임금을 주지 않았고,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양씨는 1992년부터 30여년간 근로정신대 피해 배상을 촉구하는 등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등 인권침해에 맞서 싸웠다.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미쓰비시는 양씨 등 1인당 1억원~1억2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아내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은 배상 명령을 거부했다. 양씨가 미쓰비시 중공업의 한국 자산을 강제 집행하려고 하자 외교부는 2022년 대법원에 ‘일본과의 외교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고 현재까지 판결이 보류되고 있다.
양씨는 2023년 11월부터는 건강이 악화해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수용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손해배상금을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대신 지급하는 방안은 일본 정부와 가해자 기업의 사죄가 빠져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최근 양씨의 서훈 수여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자행한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과 외교부의 ‘의견서’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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