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5일이었다. 이날 오후 5시 홍콩예술박물관은 20세기 중국 미술계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원로 작가 우관중이 '둥지'(2010년) 등 마지막 작품 4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거장의 마지막 작품에 대중의 관심이 쏟아지던 그날 밤 11시 우관중은 세상을 떠났다.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리던 라우 상잉 홍콩예술박물관 큐레이터(미술사학 박사)는 "평생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던 우관중 선생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고 입을 뗐다. 홍콩예술박물관이 진행하는 우관중 회고전과 해외 순회전의 기획 총괄을 맡은 그를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만났다. 이곳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우관중의 한국 첫 개인전 '우관중: 흑과 백 사이'가 열린다. 상잉 큐레이터는 "이번 서울 전시를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유럽으로 순회전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현재 주요 기관들과 협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생전에 우관중은 자신의 작품을 자주 기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잉 큐레이터는 "우관중은 생전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본인의 재산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모두 대중에게 공유돼야 한다고 했다. 작품은 자신과 대중을 잇는 '끊어지지 않는 연줄'이라고 늘 강조했다"며 "그는 홍콩예술박물관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이나 단체에도 정말 많은 작품을 기증해 누구나 그의 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작 역시 전부 우관중과 그의 가족이 홍콩예술박물관에 기증한 작품으로 구성됐다.
상잉 큐레이터는 "1980년대 중국에선 옛소련의 현실주의 화풍이 화단의 주류를 이뤘기 때문에 추상회화를 시도하던 우관중은 많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그는 포기하는 대신 강연과 글을 통해 추상회화의 가치를 알리고 사람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송경은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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