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율’로 예측한 세계 성장률 0.16%p↓…미국도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연설을 하며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세계 주요 교역상대국별로 조정된 최종 상호관세율을 공개한 8월1일 행정명령을 기준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예측해본 결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트럼프발 관세가 없었던 시기에 견줘 0.16%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1일 국제금융센터가 미 관세당국이 실무 준비를 끝낸 뒤 오는 7일부터 본격 적용할 예정인 트럼프발 상호관세가 글로벌 성장률에 직간접 효과(관세 요인 이외의 다른 각국 경제별 환경 요인은 배제)를 일반연산균형 모형으로 분석해본 결과, 올해 글로벌 성장률은 3.13%로 추정됐다. 트럼프발 추가 관세가 없었던 지난해에 견줘 글로벌 성장을 0.16%포인트 감소시킬 거라는 추정이다. 앞서 지난 7월2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한 바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이날 분석은 트럼프발 보편·상호관세가 없었던 시기와 4~7월 관세 유예기간 중에 부과된 관세, 이달(8월) 이후부터 실행되는 조정 관세를 기간별로 감안해 적용한 것이다. 이 연산가능일반균형 모델은 가계·기업·정부 등 경제 주체들의 경제 행위(소비·투자·생산·수출입 등)에 관한 방정식체계를 구축한 뒤, 정책변경으로 특정한 충격이 가해지면 관련된 대내외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파생하는 다양한 파급효과를 종합 추정하는 모형이다. 미국에는 물가상승 및 수입 대체, 관세로 인한 재정보전 효과 등이 발생하고, 수출국에는 수출물량 감소, 마진 축소, 내수 위축 효과 등이 반영됐다. 국제금융센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간 산업연관표, 세계은행의 무역데이터 통계를 활용해 분석을 수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 협상단과 한-미 관세협상을 타결한 후 단체사진을 함께 찍고 있다. 백악관 엑스 계정/ 연합뉴스

트럼프발 글로벌 관세(8월1일 기준 관세율 적용) 요인이 올해 주요국 성장률에 미칠 영향은 미국 0.17%포인트, 중국 0.06%포인트, 유럽연합 0.08%포인트씩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됐다.

나아가 조정된 관세가 전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한 내년에는 트럼프발 관세가 없었던 시기에 견줘 글로벌 성장률을 0.44%포인트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됐다. 관세 요인이 내년 성장률에 미칠 국가별 영향은 미국 -0.54%포인트, 중국 -0.21%포인트, 유럽연합 -0.22%포인트로 추산됐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4월 발표됐던 고율의 국가별 상호관세가 일부 하향 조정되면서 트럼프 관세발 글로벌 성장률 감소폭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주요국들이 협상 과정에서 대미 투자 확대를 수용했는데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투자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고율 관세로 재차 압박할 리스크는 있다”고 전망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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