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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년간 35.6조 증세, 기업 활력 없이는 기대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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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이 발표됐다. 전임 윤석열 정부가 시행한 감세 정책 대부분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 앞으로 5년간 약 35조6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하기로 했다. 한 해 가계·기업의 세 부담이 8조2000억원씩 늘어나는 대규모 증세다. 법인세율은 9~24%의 4단계 구간별 세율을 1%포인트씩 올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인 10~25%로 환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세수 증가액이 18조5000억원에 달한다. 증세의 절반을 기업이 담당한다는 얘기다. 증권거래세율은 0.15%에서 0.2%로 올려 5년간 11조5000억원을 더 걷는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도 ‘10억원 이상 보유’로 바꿔 과세 대상을 늘린다.

극심한 내수침체로 민생경제가 벼량끝으로 몰린 상황에서 국가 재정이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1%대로 하락한다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인공지능(AI) 3대 강국 등 신산업 육성 등을 꾀하려면 ‘붐업’을 위한 실탄 확보가 중요하다. 지난 2년간 세수 결손액만 87조원인 세수환경 아래서는 감당키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고 지금이 증세로 전환할 타이밍인지는 의문이다. 3500달러(약 486조원) 대미 투자로 어렵게 관세 15%를 받아냈지만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사라지면서 가시밭길 무역환경에 직면한 기업들에 법인세 인상은 설상가상이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쟁국인 독일(15.8%)과 일본(23.2%), 대만(20%)보다 높은데, 여기서 더 높이면 이들 국가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뛰어야 한다. 조선업 등 대미 투자 3500억달러의 부담도 기업의 몫인데 몸을 가볍게 해주기는 커녕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운 격이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세입 기반 확충→투자 확대→경제 성장→세수 증대’ 구조를 내세운 것이다. ‘감세→투자 확대→경제 성장→세수 증대’라는 보편적 시장원리를 거부한 것이다. 이전 윤 정부에서 이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박의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이는 매년 10조원 안팎의 법인세를 내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으로 5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글로벌 환경이 작용한 탓이지 감세의 영향이라고 보기 어렵다. 내수 진작에 소비쿠폰 지원 등 정부 재정이 마중물이 되는 것처럼, 관세 폭풍에 들어선 기업에 감세는 위기를 넘어설 발판이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FTA 등 자유무역의 물결에 올라타 ‘무역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보한 이전 정부와는 달리 보호무역의 높은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운명이다. 이번 관세협상처럼 기업들과 한 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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