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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압박해 대규모 투자 받아낸 美, 예외주의 다시 시동걸까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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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럽·일본 등과 15% 관세 합의…수백조씩 투자 약속도
"관세, 제2의 플라자 합의"…동맹국 희생으로 미국 예외주의 강화
관세로 인한 물가·실제 투자 규모도 변수…韓경제 1%대 성장 전망
한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3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류영주 기자

한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3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류영주 기자



관세를 지렛대로 동맹국의 대규모 투자를 확보한 미국이 나홀로 경제 성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관세 15%와 3500억달러(약 486조원)를 투자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EU(유럽연합)와도 15%로 관세 협상을 매듭짓고, 각각 5500억달러(약 764조원)와 6천억달러(약 834조원)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 확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OBBBA)과 함께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 경제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평균 3.0%로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섰다. 또 1분기 –0.5%에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의 질은 나빠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동맹국의 투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수입이 증가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일 뿐, 내수 성장 기여는 1분기 대비 0.5%p 낮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 미국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지 않겠지만, 완만한 둔화가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 최규호 연구원은 "당분간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대내외 수요 부담이 있겠지만, 경기는 소비 중심으로 완만하게 약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OBBBA와 동맹국의 투자가 미국의 제조업 업황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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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제2의 플라자합의'로 분석된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플라자합의 당시는 달러화 약세라는 간접적 수단을 통해 미국 경제를 다른 주요국이 도와줬다고 한다면, 이번 경우 관세라는 직접적인 희생과 더불어 대미 투자 확대, 미국산 제품 구매라는 또 다른 선물을 미국에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미국을 제외한 국가가 관세 합의를 통해 단기적으로나 중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이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높다"고 평가했다.

1985년 미국은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재정적자)에 빠진 가운데 일본과 독일(당시 서독)에 제조업 패권이 넘어갈 위기가 닥치자 반강제적으로 달러 약세에 합의했다. 이후 1990년대 미국 경제는 장기 호황을 누리며 '예외주의'의 정점을 찍었다.


이번 관세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해 미국 이외 국가 간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 있고, 이는 글로벌 성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상당하다. 반대로 미국은 불확실성 해소와 재정적자 개선으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글로벌 투자금은 '바이(BUY) USA' 현상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관세가 미국의 물가 상승을 얼마나 자극할지가 변수다.

대신증권 이하연 연구원은 "관세율이 명확해지면서 기업들은 점차 관세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실제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일부 소비재 기업들은 가격 인상 계획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관세 외에도 OBBBA 등 정부 지원 축소 영향이 의료서비스 등의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은 성장세 유지에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또 동맹국의 대미 투자 규모가 구체적인 문건으로 규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미국-EU 관세 합의는커녕 미국-일본 합의와 관련된 문서도 나오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실현 가능성이 높은 수치라기보다는 상징성 있는 수치"라며 "관세 불확실성이 미국 경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엡스타인과의 연관성에 대해 높아지는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라도 합의 그 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인상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한미 관세 합의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서 탈출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IMF(국제통화기금)는 7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정여경 연구원은 "한미 투자와 미국산 제품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협상을 잘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상호관세율 25%에서 15%로 인하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0.07%p 제고 요인으로 1~2차 추경 효과와 관세율 인하가 더해지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를 달성할 가능성이 확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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