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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우위' 사라진 자동차...불리해진 관세 게임에 현대차·기아 주가도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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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관세 25→15% 받아냈지만
FTA 이점 사라져 가격 경쟁서 불리
원가 절감 불가피 "미국 생산 확대"
실망 매물 쏟아지며 기아 7% 급락


7월 3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평택=뉴시스

7월 3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평택=뉴시스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차에 붙는 관세가 15%로 낮아지면서 우리 자동차 업계는 25% 유지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순 없는 상황이다. 내심 바랐던 12.5%까지 관세를 낮추지 못하면서 미국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일본, 유럽과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 관세 여파에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크게 깎인 현대차·기아만 해도 뼈를 깎는 원가 절감 압박과 출혈 경쟁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유럽보다 불리해진 게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 무역합의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백악관이 7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사진이다. 백악관 SNS 계정·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 무역합의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백악관이 7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사진이다. 백악관 SNS 계정·뉴스1


자동차 업계는 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가 12.5%까지 낮아지길 기대했다. 앞서 일본과 유럽연합(EU)은 미국에 파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어왔지만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0' 혜택을 받아왔다. 최근 15% 관세를 확정 지은 일본, EU와 펼칠 경쟁에서 한국 자동차가 기존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들보다 관세율이 최소 2.5%는 낮아야 했다. 일본, EU와 같은 수준의 관세를 물게 됐지만 FTA 효과가 사라져 한국 자동차로선 불리한 게임이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이 수입차에 25% 관세를 물리기 전까지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에 붙던 2.5% 관세는 미국 내 한국산 가격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2024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투싼은 현재 미국 내 판매 시작 가격이 2만8,705달러로, 경쟁 차종인 일본 도요타 라브4(2만9,550달러), 혼다 CR-V(3만100달러) 등보다 저렴하다. 2.5% 관세 우위가 사라지게 되는 만큼 한국 정부 협상단도 미국 측에 12.5%를 강하게 주장했지만 미국 내 자동차 업계 노조 반발과 제한된 협상 시한 때문에 이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원가 절감 압박도 거세져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한국 자동차 업계로선 원가 절감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가격 인상 압박을 받았지만 올리지 않고 버텼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 170만 대(2024년 기준)를 팔았고 이 중 100만 대 이상을 한국에서 생산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조지아주에 새로 지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성을 끌어올려 70만 대 수준의 미국 생산 규모를 120만 대까지 키울 계획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원가 절감 과정에서 인건비 등의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업계는 국내 생산량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높다" "원가 1% 절감도 만만찮은 자동차 업계로선 (관세 부과로)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도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현대차는 4.48%, 기아는 무려 7.34% 하락 마감했다.

업계 "불확실성 해소" 환영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다만 종전 25%에 비해 관세 부담을 줄이는 만큼 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분기 관세 직격탄을 맞고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15.8%, 24.1%씩 뒷걸음쳤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15%로 관세가 조정된 결과 (25% 관세 대비) 4조 원 이상의 비용이 감소한다""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현지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노력이 실행되면 최종 비용은 이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업계도 25%의 고관세가 낮아지고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다져 나갈 계획"이란 입장을 내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일본, EU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자동차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없어진 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관세 협상 결과를) 미국 현지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출시장 다변화, 미래차 전환 촉진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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