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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관세협상에 이 흔들려”… ‘최측근’ 김현지도 언급

조선비즈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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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1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해 “이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간 ‘협상 전략상’ 침묵해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하루 앞두고 ‘대미 투자 4500억달러(에너지 구매 포함)·상호관세 15%‘를 골자로 합의한 데 대해선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라고 했다.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특별 강연에서 장관 등 참석 공직자들이 박수치고 있다./연합뉴스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특별 강연에서 장관 등 참석 공직자들이 박수치고 있다./연합뉴스



◇“협상에 악영향 미칠까 말 안해”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고위공직자 워크숍의 특별 강연자로 연단에 섰다. 주제는 ‘국민주권정부 국정운영 방향과 고위공직자의 자세’였다. 이 대통령은 강연에서 관세 협상 타결 소감을 밝히면서 “이빨이 흔들렸다. 사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가만히 있으니까 진짜 ‘가마니’ 인줄 알더라”라고 했다.

또 “(협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을 하면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면서 “말 안 하는 와중에 오리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으려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밑에선 얼마나 생난리냐”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까이 있는 참모분들은 안다.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라면서 “(관세 협상은) 좁게 보면 기업들의 해외 시장에 관한 얘기이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의 부담일 수도 있고, 그 결정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현장 감각 잃지 않으려 댓글 열심히 본다”

이 대통령은 이날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인사 원칙’ 설명에 할애했다. 이 대통령이 인사 3대 원칙으로 ▲방향성 ▲성실함 ▲역량을 꼽은 뒤 “제가 인사를 하면서 나름대로 발굴한 기법이 하나 있다. 공적 보고서는 못 믿겠고, 최적의 방법은 동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공무원 신상필벌’ 강화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는 최대한 공정하게 하고, 신상 필벌을 좀 과하게 할 생각”이라면서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사람과, 반대로 소극적으로 정해진 것만 무리 없이 생각하는 사람이 성과를 내는 데서는 큰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뜻이 동쪽에 있으면 동쪽으로 당연히 바라봐야 한다. 그게 서쪽으로 옮겨지면 당연히 서쪽을 바라봐야 한다”면서 “그것을 해바라기라나 영혼이 없다고 비난할 게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주요 현안 관련해선 기사나 소셜미디어에 달린 ‘댓글’을 참조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고위 공직자일수록 현실을 잘 모른다면서 “이런 함정에 안 빠지려고 댓글을 열심히 읽어본다. 거기에 아이디어 반짝반짝이는 게 많다”고 했다. 또 “제가 수십년째 같은 전화기를 쓰고 있는데, 웬만하면 다 읽는다”면서 “젊은 감각, 현장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정말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했다.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왼쪽)과 김정우 국정상황실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특별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왼쪽)과 김정우 국정상황실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특별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李, 그림자 핵심 측근 김현지 거론

대통령의 ‘그림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공직자가 수요자 입장에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옛날에 ‘결식아동 카드’라는 게 표시가 딱 돼 있었는데, 그걸 김현지 보좌관이 지적해서 제가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이 만들어서 줬다. 구별이 안 되고 쓰는 사람만 알도록 했다”라고 했다.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직 당시부터 손발을 맞춘 ‘성남 라인’ 핵심 인사다.

‘수요자 중심 행정’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던 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일부 지자체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에 소득별로 색상을 달리하거나 금액을 표기한 것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시정을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수요자가) 인격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공무원)는 생각 안 한다”면서 “밥 사 먹는 것도 누가 뭐라고 하느냐고 생각하지만, 정작 받는 사람은 엄청난 상처를 입는다”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wisd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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