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이륙 2시간 반 만에 회항… 승객이 분실한 ‘이것’ 때문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모습. /연합뉴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오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승객의 기내 보조배터리 분실에 따른 화재 발생 우려로 이륙 약 2시간 30분만에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42분쯤 이스탄불 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인천행 OZ552편(기종 B777) 여객기가 이륙 2시간 30여분만에 다시 공항으로 돌아갔다.

원인은 한 승객이 잃어버린 보조배터리 때문이었다. 창문 아래 틈새에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를 떨어트렸다가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배터리가 좁은 좌석 틈 등에 끼어 압력을 받으면서 폭발할 경우 화재로 이어질 염려가 있다고 보고 회항을 결정했다.

이후 OZ552편은 이스탄불 공항으로 돌아와 승객 277명을 내려준 뒤 점검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출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지연에 따라 승객들에게 현지 호텔 숙박과 식사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측은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분실이 확인돼 안전을 위해 회항했다”며 “안전 운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했다.

최근 항공 업계에서는 휴대전화나 보조배터리 등에 장착된 리튬 배터리 화재 관련 경각심이 커지는 추세다.

지난 3월 에어프랑스의 보잉777 항공기가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을 출발해 카리브해 프랑스령 과들루프로 향하던 중 승객이 기내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려 찾지 못하자 약 2시간 만에 출발지로 되돌아온 바 있다. 당시 에어프랑스 측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이 우리 항공사의 최우선순위”라고 했다.

휴대전화나 보조배터리가 원인으로 꼽히는 기내 화재는 국내에서 실제로 발생한 바 있다. 지난 1월 28일 김해공항에서 출발 준비 중이던 에어부산 391편 항공기(A321)에서 불길이 일며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비상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당시 화재 원인으로 기내 선반에 보관된 보조배터리 발화가 지목됐다.

이외에도 지난 3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홍콩항공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 추정 화재가 발생했으며, 4월 일본에서는 호놀룰루 공항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보조배터리 화재로 하네다공항에 비상 착륙하는 일이 있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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