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트리거'로 돌아온 배우 김남길
그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까닭
과연 '액션 연기'의 정점은 어디에 있을까. 총을 들고 도심을 질주하는 장면의 화려함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배우 김남길은 ‘트리거’를 통해 그 너머를 보여준다. 액션이라는 장르의 외피를 넘어, 감정의 온도를 조율하며 시청자를 기어코 설득해낸다.
불법 총기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는 지난 25일 베일을 벗었다. 공개에 앞서 국내에서 실제 사제 총기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였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남길은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상태였지만, 그런 사건이 해외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무섭기도 했고, ‘따라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그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까닭
김남길이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넷플릭스 제공 |
과연 '액션 연기'의 정점은 어디에 있을까. 총을 들고 도심을 질주하는 장면의 화려함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배우 김남길은 ‘트리거’를 통해 그 너머를 보여준다. 액션이라는 장르의 외피를 넘어, 감정의 온도를 조율하며 시청자를 기어코 설득해낸다.
불법 총기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는 지난 25일 베일을 벗었다. 공개에 앞서 국내에서 실제 사제 총기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였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남길은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상태였지만, 그런 사건이 해외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무섭기도 했고, ‘따라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트리거’는 묻는다. 총기가 풀린 사회에서, 인간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작품은 결국, 총기를 쥔 이들이 스스로 제어하는 힘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트리거를 품고 있지만, 김남길은 트리거가 당겨지는 걸 경계하며 사는 사람이다. 힘이 아닌 절제, 분노 대신 성찰을 선택하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기본 질서, 그걸 벗어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물론 저도 가끔 어기긴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늘 노력하죠. 트리거를 당겨보면 결국 내 손해고, 파멸인 거 같아요. 스트레스 받는 거에서 멀어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트리거'에서 이도 역을 맡은 김남길. 넷플릭스 제공 |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다양한 액션을 선보여온 김남길은 이번 작품에서도 인상 깊은 액션 연기를 펼친다.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김선웅 무술감독은 ‘액션을 잘하는 배우’를 묻는 유재석을 향해 “김남길 배우다. 나보다 잘하는 것 같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남길은 “감독님이 절 뽑은 건, 경험이 많은 것도 있지만 액션 콘셉트를 잡는 걸 좋아해서인 것 같다. 액션도 결국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볼거리지 않나. 디자인할 때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뻔하지 않은 걸 하고 싶고, 선을 예쁘게 하려는 걸 추구하다 보니까 그렇게 말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액션 잘하는 분들은 많다. 장혁 형도 날아다니는데, 이 얘기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다”며 웃었다.
명실상부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김남길은 늘 ‘자연스러움’이라는 기준 앞에서 엄격하다. “필모그래피는 장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하면 할수록 늘어요. 안 보이던 게 보이고, 소모가 많다 보니 매번 새로운 걸 하기도 어렵죠. 내 자신을 갉아먹는 느낌도 있고요. 그래서 어떤 부분에선 예민해지고, 조바심도 생겨요. 그러다 보면 강제적으로 쉬게 되는 거죠.”
그는 연기 후에도 늘 스스로를 돌아본다. “‘트리거’가 오픈되고 나서도 ‘연기 왜 저렇게 했지? 어색하지 않았나?’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작품 할 때는 잘 안 보이고, 점수를 더 높게 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쉼을 통해 부족한 게 보인다는 건, 성장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작품 속에는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분노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요즘 분노조절장애 환자들 정말 많잖아요. 억압돼 있거나, 전체적으로 힘들어서 그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게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죠. 기본적인 걸 지키고 살아가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에요. 사람이 상대적이잖아요. 내가 일방적으로 착하고 양보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는 또 한 번, 작품을 통해 질문을 남겼다. 그가 남기는 질문은 어떤 대답보다 강력하다. 그것이 곧 김남길의 연기가 지닌 설득력이자, 우리가 그의 다음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