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 있는 민머루 해수욕장. 이승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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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여름 휴가철 대목인데 피서객은 예년보다 90% 빠졌어요.”
30일 오후 2시 찾은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 있는 민머루 해수욕장은 ‘민머루 해변 개장’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쓸쓸하게 붙어있었다. 1㎞ 길이의 백사장에서 서해와 저녁 낙조를 볼 수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으로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은 피서객이 30∼40명에 불과했다.
민머루 해수욕장은 지난달 북한 전문 매체에서 북한의 방사능 오염 핵 폐수 방류 가능성 보도가 나온 뒤 한 유튜버가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의 측정값을 근거로 “기준치의 8배에 달하는 방사능이 측정됐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곳이다. 이 영상이 올라온 뒤 이곳 지역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주변 펜션은 예약됐던 방들이 모두 취소됐고, 식당에는 손님 발길이 끊겼다.
실제 이곳에서 만난 남치인(69)씨는 “북한 핵 폐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신경이 쓰이기는 했다”며 “가족과 묵은 펜션도 손님이 한명도 없다. 다들 예약 취소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유영철 매음 어촌계장은 “직판장에서 수산물을 팔면서 생활하는데 손님이 끊기니 직판장도 문을 닫았다”며 “어민들이 청소부같이 일당을 받을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핵 폐수 괴담은 강화군 전역에 영향을 줬다. 해로를 사이에 두고 석모도를 마주 보는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의 수산시장 상인들은 “지난해보다 손님 발길이 50% 이상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외포리 직판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미경(56)씨는 “그나마 회를 먹으러 오는 손님도 핵 폐수 괴담을 이야기한다”며 “한 손님은 회를 포장하면서 아버지가 ‘강화에 가면 회를 먹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 말 들으면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30일 오전 10시 외포항 수산시장 모습. 강화군 수산물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승욱기자 |
기준 이상의 방사능이 측정됐다는 유튜버의 방사능 측정 방식은 신뢰성에서 지적을 받았다. 지면에서 1m 높이에서 여러 번 반복 측정한 뒤 평균치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런 측정 방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시 수산기술지원센터와 원자력안전위원회·해양수산부·환경부가 이달 중 수차례 진행했던 방사능 측정에서는 모두 ‘이상 없음’ 결과가 나왔다. 한 어촌계장은 이를 언급하며 “방사능이 실제 측정됐다면 억울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30일 강화군 외포항에서 해수를 채취하고 있다. |
한편,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강화군 외포항을 찾아 수산물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유 시장은 “해수 분석과 수산물 안전성 검사에서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인천 강화군의 청정 섬과 어촌마을에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아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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