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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달리는’ 자율주행차가 오히려 안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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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자율주행차가 경적을 울리고 급회전하고, 정지선을 살짝 넘거나 보행자가 다 건너기 전에 천천히 움직이는 등 인간의 운전 습관을 모방하고 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율주행차의 적극적인 운전 스타일은 차량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수백만 km의 도로를 달리며 인간의 운전 행동을 관찰하고 뒤따르기 위해 AI를 활용한다. 가트너의 수석 디렉터 애널리스트 조너선 데이븐포트의 설명에 따르면, 테슬라의 섀도우 모드(Shadow Mode)는 운전자의 실제 주행을 조용히 기록해 시스템 자체의 선택과 비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성능을 개선한다.


데이븐포트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 ‘자율주행차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따라 해야 하는가?’이다. 교통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유익하지만, 과속이나 정지선을 무시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핵심은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 차량이 평균적인 인간이 아니라 최상의 인간 운전 습관을 학습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데이터가 증명한 ‘적극적인’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샌프란시스코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지율주행차와 도시 이니셔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윌리엄 릭스는 매주 여러 차례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차에 탑승하며 기술 발전을 연구해 왔다. 릭스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과의 인터뷰에서 “웨이모의 재규어 SUV가 이제 훨씬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게 주행하며, 샌프란시스코의 혼잡한 교통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웨이모 차량은 끼어들기를 당했을 때 경적을 울릴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웨이모는 5개 대도시권에서 1,500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영한다. 회사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는 AI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1억 마일 이상의 실제 주행 데이터와 수십억 건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학습했다. 이를 통해 웨이모 드라이버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다른 운전자의 행동을 예측하며,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 안전하게 주행한다는 설명이다.


웨이모의 제품 관리 디렉터 데이비드 마진스는 “웨이모 드라이버는 인간 운전자가 적절하고 유용하다고 판단할 상황에서 경적을 울린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가 자동으로 경적을 울리고 후진해 청소차가 뒤로 물러날 수 있도록 한 뒤, 다시 안전하게 주행을 이어가는 영상을 공개했다. 마진스는 “웨이모 드라이버는 인간 운전자가 가진 직관적인 판단력을 살리면서, 인간이 도저히 할 수 없는 부분은 첨단 기술로 보완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교통 패턴과 규범 속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통합되는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데이븐포트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3가지 주요 방식에서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첫째, 점점 더 적극적이다(테슬라의 섀도우 모드는 인간의 운전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한다). 둘째, 적응력이 강화되고 있다(모빌아이(Mobileye)의 RSS 소프트웨어는 인간과 유사한 안전 판단을 추가한다). 셋째, 소통 능력이 확대되고 있다(메르세데스는 차량이 자율주행 모드임을 알리기 위해 청록색 조명을 사용해 운전자의 시선이나 손짓 같은 신호를 대신한다).


데이븐포트는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차량 간 소통뿐 아니라 모든 도로 이용자와의 명확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웨이모는 “더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웨이모 드라이버가 곧 안전한 차량이라며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기능을 소개했다.


  • - 웨이모 차량은 이제 4방향 정지 교차로에서 숙련된 운전자처럼 더 자신감 있게 자신의 차례를 지켜 진입한다.
  • - 차량 합류 구간에서 웨이모 드라이버는 다른 운전자의 의도를 더 정확히 예측해 교통 흐름에 매끄럽게 합류할 수 있다.
  • - 웨이모 드라이버는 이중 주차 차량과 같은 장애물 주변에서도 안전 거리를 유지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마진스는 “이런 개선은 안전 기준을 지키면서 동시에 지역 운전 문화와 관행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공유 자율주행차가 현재 운영 중인 지역University of Texas at Austin/Kara Kockelman

미국에서 공유 자율주행차가 현재 운영 중인 지역University of Texas at Austin/Kara Kockelman


웨이모가 완전 자율주행 모드로 4,000km 이상 주행하면서 축적한 자체 데이터와 스위스리(Swiss Re)의 보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는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인간 운전자보다 심각한 사고에 덜 연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진스는 “적극적인 태도와 안전은 흔히 서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반된 개념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둘은 맞물려 있으며, 가장 안전한 행동은 종종 적극적인 태도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 진입하거나 혼잡한 교통에서 차선을 변경할 때 지나치게 머뭇거리는 것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만큼이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빛과 소리로 소통하는 자율주행차

소리와 조명, 나아가 차량에 LED 메시지를 표시하는 방식까지 활용하는 자율주행차는 소통을 강화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자율주행차는 말을 하기도 한다.


포스터시티에 본사를 둔 주룩스(Zoox)의 로보택시가 대표적 사례다. 주룩스는 운전자가 아닌 승객 경험에 최적화된 맞춤형 전기 로보택시를 설계했는데 이 차량에는 운전대나 페달이 없다. 웨이모 차량과 달리 주룩스 로보택시는 인간 운전자처럼, 혹은 다른 일부 자율주행차처럼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대신 30채널 지향성 스피커 배열을 통해 보행자 등 특정 대상에게 직접 음성을 전달한다. 주룩스는 이를 “덜 방해가 되는 소통 방식”으로 보고 있다. 주룩스는 현재 아마존이 소유하고 있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의 교통공학 교수 카라 코클만은 “캠퍼스에서 어느 날 웨이모 차량에서 내린 사람이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러자 차량이 지나가던 보행자에게 “문을 닫아 달라”라고 요청했고, 결국 누군가가 문을 닫아주면서 차량이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승객이 로보택시에 원하는 주행 방식을 직접 지정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더 빠르게 혹은 더 느리게 달리도록 하거나, 함께 탑승할 동승자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코클만은 “예를 들면 여성 승객과만, 혹은 텍사스대 학생과만 같은 차량을 공유하도록 설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클만은 자율주행차 승객으로 탑승한 자신의 경험을 “매우 지루했다”라고 표현하면서도 적극적인 주행 스타일이 다소 불편했다고 말했다. “만약 차량에 접근하거나 추월하려던 보행자, 스쿠터, 자전거 이용자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물건을 떨어뜨렸다면 잠재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는 본질적으로 인간보다 운전을 더 잘한다. 평균적인 인간 운전자와 비교하면 주행 1km당 사고가 약 90% 더 적게 발생한다. 최고의 인간 운전자라면 자율주행차와 맞설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운전자는 불가능할 것이다. 웨이모는 물론 여전히 매우 조심스럽게 주행하고 있긴 하지만, 아마 이 예상치를 이미 넘어섰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코클만은 “웨이모와 같은 로보택시는 지금까지 주로 지역 도로에서 운행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고속도로 주행은 피해왔다. 그러나 속도와 교통 혼잡이 변수로 작용하는 미래에는 주행 성능도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가 인간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주변 환경을 훨씬 더 많이 인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차량은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항상 알고 있다. 코클만은 “자율주행차는 도로의 모든 커브 위치를 알고 있으며, 모든 것을 기억한다. 차량의 네 모서리와 상단에 센서가 있어 사람이 전혀 볼 수 없는 것까지 감지한다”라고 설명했다.


경적 소리가 거슬릴 수 있지만, 이는 다른 운전자가 실수했을 때 이를 알려주는 유용한 안전 도구다. 코클만은 “신호대기 중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뀌었는데 앞차 운전자가 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면, 다른 운전자와 소통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 나를 보지 못한다면 최소한 존재를 들을 수는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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