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애플이 한 달 새 4명의 핵심 인공지능(AI) 연구원을 메타에 뺏기면서, 애플 AI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플이 AI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져 있는데다가 AI 연구원에 대한 보상도 떨어진다는 점이 핵심 인재 유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멀티모달 AI 연구원인 보웬 장이 지난 25일부로 퇴사, 메타의 슈퍼인텔리전스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 연구원은 애플에서 파운데이션모델을 개발하는 AFM(Apple foundation models) 그룹에 속해 있었다. AFM은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에서 핵심 기술을 구현한 조직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멀티모달 AI 연구원인 보웬 장이 지난 25일부로 퇴사, 메타의 슈퍼인텔리전스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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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
장 연구원은 애플에서 파운데이션모델을 개발하는 AFM(Apple foundation models) 그룹에 속해 있었다. AFM은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에서 핵심 기술을 구현한 조직이다.
AFM그룹 소속 연구원이 메타로 이직한 건 이번이 네 번째로 모두 최근 한 달 새 이뤄졌다. 메타는 AFM 그룹의 리더였던 루오밍 팡을 2억 달러가 넘는 보상 패키지로 영입한 바 있다. 또 AFM 그룹에서 일했던 톰 군터와 마크 리도 최근 메타에 합류했다.
핵심 인력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AFM그룹이 혼돈에 빠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조직에서 로드맵과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 팡의 이탈이 결정적였다. 조직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연구원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최근 자체 개발 모델보다 외부 AI 도입에 더 힘을 주면서 핵심 인력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애플은 오픈AI의 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을 포함해 음성비서 시리 개선에 외부 모델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
또, 프라이버시 보호에 초점을 맞춘 애플의 AI 정책이 자체 AI 모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내부 불만도 이탈 분위기를 키웠다. 애플은 대부분의 AI 연산을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부(온디바이스)에서 처리하도록 설계했는데, 이 같은 방식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차단해주지만 단말기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로 AI 기능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약 30억 개의 파라미터를 사용하는데, 경쟁사들은 1조 개가 넘는 파라미터의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으로 제공한다. 애플도 보안이 강화된 방식으로 자체 클라우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모델 역시 1500억 개의 파라미터 정도에 그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를 포함해 경쟁사들의 AI 인재 쟁탈전이 심화되면서 애플은 AFM 그룹의 급여를 소폭 인상해 왔지만, 급여 수준은 경쟁사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핵심 인력의 이탈로 애플 AI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 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 떨어진 211.27 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