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대규모 공습 감행...최소 22명 숨져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민간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AP 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전국 73개 도시와 마을을 동시에 공격했으며, 이번 공격으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결코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며 러시아의 명백한 고의적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의 빌렌케(Bilenke) 지역에 위치한 빌렌키우스카 교도소(Bilenkivska correctional colony). (우크라이나 법무부 제공/로이터=연합뉴스)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은 동남부 자포리자 주의 빌렌키우스카 교도소다. 이곳에 투하된 활공폭탄 4발로 인해 수감자 17명이 숨지고 8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중 42명은 중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이 공습으로 식당 건물과 행정시설도 파괴됐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자행한 또 다른 전쟁범죄”라며 “푸틴 정권에 대해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자국 철도와 전력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로스토프주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차량 화재가 발생했으며, 운전자 1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밤 총 74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고, 이 중 22대는 로스토프 상공에서 파괴됐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군이 민간시설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모든 공격은 군사 및 준군사 목표에 한정됐다”고 해명했지만, 잇단 민간 사망자 발생으로 러시아의 주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노보우크라인카 마을과 남부 자포리자 지역의 테미리우카(러시아명 테미롭카)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전선은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양국 간 교전은 민간인 피해를 가중시키며 더욱 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