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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인권단체 "가자 집단학살" 비판…트럼프도 "가자 굶주림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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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국가의 법적·도의적 책임 강조
이스라엘 정부 "근거 없는 주장" 일축


2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기아 위기에 처한 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자선단체의 구호 음식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2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기아 위기에 처한 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자선단체의 구호 음식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가자지구에서 식량난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부에서 이례적으로 자국 정부를 규탄하는 비판 성명이 나왔다. 그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편을 들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처음으로 가자지구의 기아 문제를 언급하며 사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이스라엘 행위는 '제노사이드' 해당"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유력 인권단체인 비첼렘과 이스라엘 인권의사회(PHR)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회를 파괴하기 위해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네타냐후 정부를 상대로 한 두 단체의 성명은 자국의 '제노사이드' 혐의에 대한 첫 비판 사례다.

비첼렘은 79쪽 분량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을 살해하고, 도시 대부분을 파괴하며 구호물품 공급을 차단한 것은 "팔레스타인 사회를 의도적으로 파괴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율리 노박 비첼렘 국장은 "가자 주민들은 인간성과 권리를 완전히 박탈당한 채 터전에서 내쫓기고, 폭격받고 굶어 죽고 있다"며 "민간인들을 상대로 집단을 말살하려는 명백하고 고의적인 공격을 목격 중"이라고 지적했다.

PHR 또한 이날 '가자지구에서의 집단학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의료 인프라를 파괴해 왔으며, 이는 국제법상 집단학살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5개 명문대학 총장들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했다. 미 CNN방송은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적으로 모든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전쟁 종식과 모든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들이 28일 가자지구 전쟁을 집단학살로 규정한 '우리의 집단학살'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이스라엘 인권단체들이 28일 가자지구 전쟁을 집단학살로 규정한 '우리의 집단학살'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트럼프 "'기아 없다'는 네타냐후 주장, 동의 안 해"


그간 가자지구의 참상에 대해선 무관심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기아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가자지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리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경계가 없는 식량센터를 세울 계획"이라며 "우리(미국)가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가자지구에 기아는 없다'고 주장한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이 본 사진을 언급하며 "TV에서 본 걸 근거로 하면 (네타냐후 총리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매우 배고파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진짜 굶주림을 봤고 속일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깊이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데이비드 멘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에는) 제노사이드의 핵심인 '의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그런 의도가 있다면 한 나라가 190만 톤에 달하는 구호품을 보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들에게 구호 식량을 지원해온 만큼 학살이 아니라는 얘기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7월 들어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 수는 82명에 달한다. 이 중 어린이는 24명이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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