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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인천공항공사, '법원 중재'에도 버티는 까닭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정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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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2차 조정기일 불참 선언
인천지법은 감정촉탁 결정하며 중재 지속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주류·담배·식품 매장 전경. / 사진=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주류·담배·식품 매장 전경. / 사진=호텔신라


인천국제공항 임대료를 둘러싼 면세점들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임대료 협상의 핵심인 인천공항공사가 더 이상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협상은 결렬 수순에 들어갔는데요. 법원까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인천공항공사가 최소한 협의에는 끝까지 임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면세점은 못 버틴다는데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각각 지난 4월과 5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감면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이후 이들은 인천지법에 조정 신청을 냈습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제1·2여객터미널(T1·T2)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면세 시장 회복은 더딘데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면서 임대료가 과도하게 부과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면세업체들이 입찰 때 제시한 여객 1인당 수수료에 인천공항 여객 수를 곱해 임대료가 결정됩니다. 여객 수가 늘어날수록 임대료도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실제로 김숙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3월 국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출국자 수는 3531만명이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3529만명)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수치입니다. 반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해 2조181억원으로 2019년(2조7985억원)의 72%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매달 인천공항 이용객 수가 300만명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부담하는 월 임대료는 270억원에 달합니다. 연간으로는 3000억원이 훌쩍 넘는 비용인데요. 안 그래도 연간 수백억원대 손실을 내고 있는 면세점들로서는 인천공항 임대료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이에 대한 인천공항공사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계약을 지켜야 한다는 거죠. 국제 입찰까지 진행했던 계약을 중도에 변경하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게다가 2023년 호텔신라와 신세계에 임대료 제안에서 밀려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 업체와의 형평성도 문제일 겁니다. 그러니 공사 입장에서도 선뜻 임대료를 낮춰주겠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첨예한 입장 차

이렇다 보니 지난달 30일 진행된 인천지법에서 진행된 1차 조정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면세점들은 코로나19 이후 면세점을 지원한 해외 공항 사례를 언급하며 임대료 감면 필요성을 주장해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싱가포르 창이공항입니다. 창이공항은 최근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획득한 대기업 사업자의 임대료를 15% 인하했습니다. 또 개별 매장과 임대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조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중국 상하이의 푸동공항도 2023년 말 임대료 최소보장액을 기존의 23%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여객 수가 아닌 매출에 연동한 임대료를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조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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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입장 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천지법은 다음달 14일 2차 조정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감정촉탁까지 실시하기로 결정했는데요. 감정촉탁이란 민형사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외부 전문기관에게 감정을 의뢰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면세점 재입찰 시 형성될 임대료 수준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이 감정을 하게 됩니다. 즉, 현 시점에서 적정한 임대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감정해보자는 건데요. 현재 법원은 삼일회계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감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적정 임대료를 따져보는 것이 이번 조정 절차의 핵심이라고 법원이 판단한 셈입니다.

대화에 임하라

감정 결과는 다음달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달 진행될 2차 조정 절차는 이 결과를 갖고 진행될 텐데요. 이렇게 법원이 조정 절차를 이어가며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는데도 인천공항공사는 전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아예 2차 조정기일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언론에 내비치기까지 했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조정 절차를 계속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2차 조정기일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어차피 임대료 감면 가능성이 없으니 조정 절차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지난해 추석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난해 추석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배임 가능성이나 형평성 문제로 임대료 조정이 불가하다는 인천공항공사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조정 절차에서마저 발을 빼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면세점들은 법원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는데요. 공사 역시 최소한 조정 절차에 끝까지 임하는 것이 책임있는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천공항공사가 2차 조정기일에 불참한다면 이 협상은 결렬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면세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본안소송이나 인천공항 철수입니다. 면세점들이 높은 인지대 부담을 지고서라도 본안소송에 나설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만약 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게 되면 인천공항공사 역시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두 면세점이 철수해 재입찰까지 가게 된다면 새로운 사업자의 임대료는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면세점은 희망퇴직까지 단행하며 생존을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들과의 협의에 적극 임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들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열린 대화의 자세를 갖고 상생을 위한 길을 모색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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