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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진짜 소름끼쳐요"···여동생 간병 알바 모집글, 알고 보니

서울경제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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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린 여동생이 하반신 마비인데 갑자기 펑크가 나서 돌봐줄 사람이 없네요."

'하반신 마비 여자아이 간호해 주실 분 구한다'면서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고액 간병 알바를 올린 글의 정체가 알고 보니 성폭행범이 올린 '미끼'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 김국식)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허위의 고액 간병 알바 글을 올려 연락온 피해자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 모씨에 대해 이달 17일 검찰 구형(7년)보다 높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안 씨는 올해 초 당근마켓 플랫폼에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10시까지, 몸이 불편한 자신의 여동생을 돌봐주면 60만 원을 주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갑자기 펑크가 나는 바람에 여동생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며 "나이가 어리고 겁이 많은 친구라, 비슷한 나이, 동성을 우대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안 씨는 공고에서 "실 근무지는 가평, 픽업 장소 와서 계시면 출퇴근 픽업해드린다", "근무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다", "하는 일은 많이 없고 대화 나눠주시면서 놀다가 취침 준비하시고, 중간중간 화장실 동행해 주시고, 일어나셔서 청소 및 아침 식사 준비해 주시면 된다"면서 업무 강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여기에 "프로필 사진을 본인 사진으로 변경 후 지원해 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안 씨는 해당 알바에 지원한 30대 여성 A씨를 만나 지난 1월 9일 오후 7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차에 태워 경기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의 한 펜션으로 끌고 갔다. 이후 2박 3일간 감금 및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고 거래 앱을 통해 범죄 대상을 물색한 뒤 피해자를 유인해 2박3일간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도구와 장소를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하고 대담한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동기, 과정,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가 심한 충격과 고통을 받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안 씨는 "형량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며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최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악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 전 여자 친구의 계정임을 안 전 남자 친구가 거래 장소에서 만나 강제로 추행하여 벌금 400만 원과 집행 유예를 선고받은 사건도 있었다.

중고거래 본래의 목적과 달리 이성 접근이나 성희롱에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당근마켓은 강제퇴장, 이용제재 등 다양한 조치를 마련했지만 근본적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터무니없이 높은 임금을 제시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일 경우, 사기나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신우 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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