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최근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리의 경미한 부종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결과, 만성정맥부전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70세 이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성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만성정맥부전은 다리 정맥 내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valve)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심장으로 원활히 돌아가야 할 혈액이 다리 쪽으로 역류하고 정체되는 혈관 질환이다. 주로 다리가 붓는 일상적인 증상으로 나타나, 노화나 피로 탓으로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이를 방치할 경우 부종 악화는 물론, 심각한 경우 피부 궤양과 같은 진행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단순한 다리 부종으로 넘겨짚기 쉬운 만성정맥부전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관리법에 대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황유화 원장(더서울연세심장혈관흉부외과)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만성정맥부전은 다리 정맥 내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valve)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심장으로 원활히 돌아가야 할 혈액이 다리 쪽으로 역류하고 정체되는 혈관 질환이다. 주로 다리가 붓는 일상적인 증상으로 나타나, 노화나 피로 탓으로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이를 방치할 경우 부종 악화는 물론, 심각한 경우 피부 궤양과 같은 진행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단순한 다리 부종으로 넘겨짚기 쉬운 만성정맥부전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관리법에 대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황유화 원장(더서울연세심장혈관흉부외과)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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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정맥부전'... 혈액 역류 막는 '판막' 기능 이상
만성정맥부전(Chronic Venous Insufficiency, CVI)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리 정맥의 혈액 순환 원리를 알아야 한다. 다리 정맥은 중력을 거슬러 발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두 가지 핵심적인 기능이 필요하다. 첫째는 종아리 근육이 정맥을 눌러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는 '펌프' 작용이며, 둘째는 한번 올라간 혈액이 다시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는 '판막'이다. 만성정맥부전은 바로 이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황유화 원장은 "정맥 판막이 헐거워지거나 파열되는 등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다리 근육이 정상적인 펌프 작용을 하더라도 혈액이 위로 올라가다 아래로 다시 역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에서는 혈액 역류가 더욱 심해진다. 이처럼 역류한 혈액은 종아리와 발목에 과도한 압력을 가하여 부종을 일으키고 혈관을 팽창시킬 수 있다. 나아가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줄고 대사산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만성 염증이나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60대 이상 고령층 주의… "30대 중반부터 예방적 관리 필요"
정맥 판막의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처럼 79세의 고령은 만성정맥부전 발병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 정맥 판막을 구성하는 콜라겐과 탄력 섬유가 딱딱해지고 탄력성을 잃어 구조적으로 망가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정맥 자체의 탄력도 감소하여 쉽게 늘어나는데, 이로 인해 판막 사이에 틈이 벌어져 역류를 유발한다.
황유화 원장은 "만성정맥부전의 50% 이상이 6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일반적으로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 시기부터 정맥의 탄성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누적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정맥의 고장이 서서히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유병률이 2.5배 높은데,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가 혈관 탄력을 떨어뜨리고,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혈류량 증가와 복압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가족력이 있거나 교사, 요리사, 간호사, 승무원처럼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20대부터 조기에 정맥 혈관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누우면 가라앉는 다리 부종 흔하게 발생... 만성정맥부전 의심 신호
만성정맥부전의 가장 흔한 증상은 다리가 붓는 부종이나, 다른 질환에 의한 부종과 구별이 어려워 진단에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신장 질환, 임신, 혹은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도 다리 부종은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혈관이 돌출되거나 피부색 변화가 없다면 질환으로 인지하기는 더욱 어렵다.
황유화 원장은 만성정맥부전으로 인한 부종의 특징으로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증상이 악화하지만, 눕거나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부종이 눈에 띄게 나아지는 것 또한 주요 특징이다. 따라서 이러한 양상과 함께 다리가 무겁고 저린 증상 야간 다리 경련(쥐) 혈관 돌출 등이 동반된다면 만성정맥부전을 의심할 수 있다.
혈류 정체가 부르는 악순환... "만성 염증과 궤양 위험"
만성정맥부전을 진단받고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단순 부종을 넘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황유화 원장은 "혈액 역류를 방치하면 정맥압이 상승해 정맥이 부풀고 핏줄이 도드라지며, 발과 발목 부종이 점차 심해진다"며, "혈류가 정체되면 주변 조직의 산소 공급이 줄어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염증 반응은 피부 변색과 색소 침착으로 이어진다. 증상이 악화되면 해당 부위에 가려움증과 통증이 나타나고 피부 궤양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2차 감염이나 출혈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정맥순환' 돕는 생활 수칙 5
만성정맥부전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관리법은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이다. 황유화 원장은 "압박스타킹은 정맥의 역류를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군에게 특히 권한다"며 "병원에서 키와 체중에 맞는 맞춤형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처방받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은 다음과 같다:
① 규칙적인 스트레칭: 30분에서 1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꾸고 스트레칭을 하여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② 종아리 근육 강화: 하루 30분 걷기나 까치발 들기 운동은 근육의 펌프 기능을 활성화해 정맥 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③ 적정 체중 유지: 비만은 복부 압력을 높여 정맥류를 악화시키므로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④ 편안한 옷차림: 허리나 다리를 심하게 조이는 옷과 종아리 근육의 원활한 움직임을 방해하는 하이힐은 피하는 것이 좋다.
⑤ 고온 환경 노출 줄이기: 사우나나 족욕과 같이 과도한 열은 정맥을 확장시켜 혈액 역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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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