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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국힘 대선 경선 개입’ 재점화…2021년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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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년 11월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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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대구시장 재직시절인 2022년 8월경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를 경북 청도 이만희 교주 별장에서 만난 일이 있었다.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신천지 신도 10여만명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석열 후보를 도운 것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번이나 청구 못하게 막아 주어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했고, 지금도 그 신도들 중 상당수는 그 당의 책임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이런 ‘폭로’ 글을 올렸다. 그가 전날 김건희 특검의 수사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겨누고 있음을 거론하며 “(21대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 쪽 총괄본부장으로 지휘하던 권성동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압승한다고 큰소리 친 배경이 신천지·통일교 등 종교집단 수십만 책임당원 가입이 그 원인이었음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한 뒤, 권 의원이 “전형적인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발하자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신천지 국힘 대선 경선 개입’ 의혹 4년 만에 재점화





홍 전 시장의 폭로로 국민의힘이 ‘신천지 대선 경선 개입’ 논란에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28일 “신천지가 (국민의힘에) 가입했다는 증거가 없다”(최수진 수석대변인)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쪽은 “민주주의 회복, 윤석열 심판, 내란종식과 관련된 문제”(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라며 진상 규명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4년 전 국민의힘 대선을 전후해 ‘반짝’ 불거졌다 사그라들었던 신천지의 대선 경선 개입 의혹이 4년 만에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의혹의 시작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2020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국신천지피해연대는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가 신도 숫자 등을 속여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한다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시도 이 회장 등을 살인죄와 상해죄, 감염병 예방 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성난 여론에 기대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거부하면 압수수색 등 즉각적 강제수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정부의 강압적인 조처로 인해 신천지 신자가 음성적으로 숨는 움직임이 확산할 경우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우려를 들어, 추 장관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했다. 검찰은 그해 3월 경찰이 신청한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차례 반려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윤 당시 검찰총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검찰은 두 달 뒤인 5월 본격적인 ‘신천지 강제수사’에 나섰지만 “압수수색 골든타임을 놓쳐 국민이 피해를 봤다”(추미애 장관)는 비판이 나왔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2020년 3월2일 오후 경기 가평시 청평면 신천지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사죄의 큰절을 올리고 있다. 가평/공동취재사진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2020년 3월2일 오후 경기 가평시 청평면 신천지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사죄의 큰절을 올리고 있다. 가평/공동취재사진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 2022년 건진법사의 등장





신천지 압수수색 논란이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한 건, 2021년 11월부터다. 21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정치 초짜였던 윤 전 대통령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누르고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되는 ‘이변’이 발생하면서부터다.



홍 전 시장은 당시 ‘일반 여론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을 48.21% 대 37.94%로 크게 앞섰는데, ‘당원투표’에서 윤 전 시장에게 밀리며 윤 전 대통령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내어주었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국민의힘에서 정치 활동을 해온 홍 전 시장이 일반 여론조사도 아닌 당원투표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밀린 것을 두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신천지가 국민의힘 경선에 개입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이듬해 1월17일, 세계일보는 2020년 3월 경찰이 신청한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두차례 반려한 배경에는 건진법사라고 불리는 무속인 전성배씨 조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전씨가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에게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 대해)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조언하면서 강제수사 착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란의 한가운데 있던 전씨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던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네트워크본부를 즉각 해산했고, 신천지가 대선 경선에 개입했다는 직접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서 의혹은 사그라들었다.





국힘 “근거 없다” 일축…민주 “위헌적 범죄행위”





국민의힘 쪽에선 홍 전 시장의 폭로로 4년 만에 재점화된 ‘신천지 대선 경선 개입’ 의혹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이준석 당 대표는 당원 신규 가입을 모집하고 책임당원을 장려하고 있었고, 당시 특정 지역 세력으로 가입한 건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며 “신천지가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책임당원이 26만명 늘어났다고 했는데 민주당은 더 늘었다. (신천지 대선 경선 개입설은) 추적이 어렵고 근거없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최 수석대변인이 직접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26만명, 더불어민주당 책임당원은 40만명 늘었다고 한다.



이날 윤희석 전 대변인은 와이티엔(YTN) ‘뉴스나우’에 나와 “저희 당에서 책임당원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석 달이 지나야 된다. 당비를 3번 이상 내고 당 주최 행사 등에 한 번 이상 가야 자격이 부여된다”며 “그분(신천지 신자)들이 들어왔다 하더라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당시 일시적으로 1개월 당비 납부도 투표권을 줬고, 신천지 교인들의 책임당원 가입은 그해 7월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며 재반박에 나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막아준 보은으로 신천지 신도 10만명이 국민의힘 당원에 가입해 대선 개입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하는 위헌적 범죄행위”(전현희 최고위원)라며 민주당이 진상 규명을 벼르고 나서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신천지 의혹과 관련해 당 법률위원회에 정당법 등 법률 위반 사항이 있는지 검토하고 필요시 고발 등 법적 대응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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