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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맨홀 질식사, 작업 전 산소 농도 측정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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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에서 상수도 복구 작업 중이던 70대 일용근로자가 맨홀에 들어갔다가 질식사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작업 전 필수 절차인 산소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3주 전 인천에서 발생한 유사한 맨홀 질식사고와 동일한 원인이 반복된 것으로, 기본적인 밀폐공간 작업 안전수칙조차 무시된 채 작업이 진행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와 금천소방서 등의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는 지난 27일 낮 12시 39분께 발생했다. 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가 발주한 긴급 누수 복구공사 현장에서, 70대 배관공 ㄱ씨가 맨홀에 진입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그를 구하려던 굴착기 기사 ㄴ씨도 함께 의식을 잃었다. ㄱ씨는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숨졌으며, ㄴ씨는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이번 공사는 서울시 서울아리수본부의 관리·감독 아래 용역업체가 수행한 것으로, 해당 복구공사는 27일 오전 11시께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고 발생 전 밀폐공간 작업 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산소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산소농도 측정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사업체가 측정하고, 현장 감리사가 이를 확인해야 하지만, 양쪽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이 측정한 맨홀 내부 산소농도는 4.5% 미만으로, 질식 위험이 매우 큰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적정 산소 농도는 18~23.5%이며, 18% 이하로 떨어지면 산소 결핍으로 질식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



산업안전보건규칙에 규정하고 있는 산소마스크나 안전모 등 기본적인 보호장비 착용 여부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남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산소포화도 측정과 안전장비 착용은 지침상 의무 사항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이행됐는지는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인천 계양구에서 발생한 맨홀 내 지리정보시스템(GIS)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 도중 2명이 숨진 사고와 사고 양상과 원인이 거의 동일하다. 당시에도 산소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유해가스 노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작업 당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고용노동부 산하 서울지방노동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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