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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택 교수의 D-엣지] AI 100조 투자, 글로벌 3대 강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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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택 교수

송민택 교수

1956년 미국 다트머스 회의, 존 매카시 교수는 인공지능(AI)이란 말을 처음 꺼낸다.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겠다는 선언은 당시로선 혁명에 가까운 상상이었다. 하지만 AI는 두 차례의 혹한기를 겪는 등 부침을 계속해왔다. 그리고 지금, 생성형 AI로 진화하며 미래 산업 질서를 뒤흔드는 핵심 기술로 우뚝 섰다.

그 격변의 역사 속에서 가장 자주 회자되는 장면은 2012년 이미지넷 대회다. 수백만장의 사진을 분류하며 시각 인식 능력을 겨루던 이 대회에서, 제프리 힌튼 교수의 알렉스넷(AlexNet)이 판을 뒤집는다. 에러율을 15.3%로 낮추며 2위와 10.8%포인트(P) 격차를 낸 이 성과는 딥러닝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고, AI의 흐름은 그날 이후 획기적으로 변화한다.

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함께 모델을 만든 두 제자다. 알렉스 크리쳅스키는 구글 딥러닝팀으로, 일야 수츠케버는 오픈AI를 공동 창립해 지금의 생성형 AI 시대를 열었다. 둘째는 모델을 현실로 옮긴 엔비디아의 GPU(Graphics Processing Unit)다. 연산 인프라가 없었다면 AI 모델은 실험실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인재와 연산 역량, 두 축이 있었기에 AI는 지금의 현실을 만들 수 있었다.

이미지넷 대회에서 알렉스넷의 기반이 된 것은 시각 정보를 다루는 데 특화된 CNN(합성곱 신경망)이다. 이후 트랜스포머와 거대언어모델(LLM)로 확장되면서, AI는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이로 인해 연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고성능 GPU와 파운데이션 모델의 시대를 열었다. 결국, AI 기술의 본질은 모델 구조와 데이터, 반도체와 응용 수요가 맞물린 복합 생태계다.

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 정부는 'AI 국가전략 3.0'을 통해 민관 협력 기반의 100조원 투자를 선언하고, 데이터센터 및 GPU, LLM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 전략을 제시했다. 산업계와 학계,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이유는 명확하다. 방향만으론 부족하며, 어디에, 어떻게, 왜 투자할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할 골든타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우선 필요한 건 AI 반도체 생태계의 확장이다. GPU를 넘어 추론 및 특화 칩, 고대역폭 메모리로 이어지는 전방위 기술력이 없으면 G3 도약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이들 하드웨어 기술과 모델 개발이 하나로 맞물려 고도화된 밸류체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다.


둘째는 인재다. 창의적 인재가 모이는 연구 생태계 없이 AI는 반복 학습을 넘지 못한다. 인재들이 해외로 떠난다는 소식에 위기의식은 더 커진다. 실패를 허용하는 도전 중심의 문화와, 인재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인재는 투자보다 희소한 자원이다. 그 유출을 막는 정책이야말로 기술주권의 전제다.

셋째는 사용처다. 기술 과시가 아니라, 금융과 국방, 의료와 농업, 우주 등 구조 자체를 전환시킬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초고령사회와 저출산이라는 상황에서, AI는 사람의 대체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자원이어야 한다. 복지와 산업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실용적 응용모델 개발이 지금 반드시 요구된다.

AI 최강국인 미국은 엔비디아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각각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미 추진 중이다. 프랑스도 약 170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우리의 100조원은 결코 적지 않지만, 글로벌 경쟁 속도를 뛰어넘으려면 압축적이고 전략적인 집행이 필수다. “100조를 어떻게 써야 서둘러 AI 초강대국이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역설적으로 AI에게 묻고 싶다. 수많은 변수를 학습하고 파라미터를 조정해 최적의 해답을 제시하라고. 하지만 방향과 전략, 선택은 결국 정책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몫이다.


송민택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nagaiai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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