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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녜이, 39곡 땀 뻘뻘 열창 후 “사랑해 한국”

조선일보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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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적힌 의상에 2만명 열광
‘한국 같은 기분’ 개사에 함성 터져
일부 가사는 묵음… 논란 최소화
“이지(YEEZE)! 이지!” 26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 카녜이 웨스트(예명 YE·48)의 땀으로 얼룩진 회색 후드티 등 뒤로 영문 글자 ‘KOREA’가 선명하게 보이자 장내 함성이 쏟아졌다. 빌보드가 ‘2010년대를 정의한 100곡’에 꼽은 ‘POWER’(2010)로 ‘예(YE) 라이브 인 코리아’ 콘서트 포문을 연 직후. 흥분에 찬 관객 2만6000여 명은 연신 카녜이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명이자 팬들의 애칭인 ‘이지’를 연호했다.

26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 단독콘서트 무대에 ‘KOREA’가 적힌 후드티를 입고 오른 카녜이 웨스트./채널캔디

26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 단독콘서트 무대에 ‘KOREA’가 적힌 후드티를 입고 오른 카녜이 웨스트./채널캔디


카녜이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이었다. 2010년과 지난해 두 차례 방한했을 땐 다른 뮤지션들과 함께 참여한 축제나 리스닝 파티 형식이었다. 본래 5월 예정이었지만 개최 2주 전 취소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공연이기도 하다. 카녜이가 히틀러 찬양 게시물을 올리고, 반유대인 가사가 포함된 ‘하일 히틀러’ ‘WW3’ 등의 노래를 발매한 일이 논란을 빚은 것. 이후 가까스로 공연 재개가 결정됐고, 카녜이는 문제곡 가사를 바꾸고, SNS를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이번 공연에서도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지난해 고양 내한 땐 70분,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 공연에선 45분 늦을 만큼 상습 공연 지각생으로 유명한 카녜이지만 이날은 ‘칼같이’ 정시에 무대에 올랐다. 2시간 30분 동안 쏟아낸 39곡 중 논란의 곡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치 관련 가사가 일부 포함된 ‘Flashing lights’도 해당 구절만 묵음 처리해 불렀다. 대신 노래 ‘good life’에선 본래 가사 ‘LA 같은 기분(It feel like L.A)’을 ‘한국 같은 기분’으로 개사해 불러 함성을 자아냈다. 공연 중간 카녜이의 친딸 노스 웨스트가 등장해 함께 흥을 돋우기도 했다.

이날 5만석 규모의 공연장은 나치 찬양 논란,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씨 탓에 3분의 1이 비어 있었다. 대신 자리를 채운 카녜이의 진성 팬들은 ‘Stronger’(2007), ‘Famous’(2016), ‘Jail’(2021), ‘STARS’(2024) 등 구작부터 최신작까지 폭넓게 포진된 선곡들의 가사를 줄줄 외며 떼창을 쏟아냈다. 철제 뼈대에 흰색 나무 판자를 여러 개 덧대고, 군데군데 연기를 피운 거대한 구릉 모양의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대미를 장식한 건 피아노로 내림 B장조 ‘시’음을 누르는 도입부가 유명한 히트곡 ‘Runaway’. 라이브에선 좀처럼 완창하지 않기로 유명했던 이 노래를 카녜이는 이날 가스펠 풍 편곡을 새로 더한 반주에 맞춰 끝까지 열창했다. 노래 말미 “사랑해 한국(Korea, I love you), 오늘 밤 이게 마지막 곡이야”를 외친 그는 평화의 상징인 흰 비둘기를 날려 보낸 뒤 퇴장했다.

2004년 앨범 ‘The College Dropout’으로 데뷔한 카녜이는 지금까지 24개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세계 1억4000만장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수년간 히틀러 옹호 발언 후 취소를 반복하며 논란을 빚었고, 유럽에선 그의 공연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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