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사진)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경선에 특정 종교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홍 전 시장이 권 의원을 거론하며 윤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승리한 것은 신천지·통일교의 책임당원 가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권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윤 전 대통령 측 총괄본부장이던 권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압승한다고 큰소리친 배경이 신천지·통일교 등의 수십만 집단 책임당원 가입이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그걸 제대로 수사하면 윤 정권은 태어나선 안 될 정권이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를 묵과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반박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을 향해 “특정 종교집단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은 본인의 부족으로 인한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열적 망상”이라며 “헤어진 연인에게 집착하듯 별소리를 늘어놓는 ‘스토킹 정치’는 이제 그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특검이 통일교와 자신의 연결고리를 들여다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권 의원이 통일교 관련 행사에 힘을 실어주고 유·무형의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교의 윤모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1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입당시켜 권 의원을 지원하려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홍 전 시장은 권 의원을 향해 “나는 팩트가 아니면 말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신천지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2022년 8월쯤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를 경북 청도의 별장에서 만났다”며 “신천지 신도 10만여명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 전 대통령을 도운 것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막아주어 은혜를 갚기 위함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홍 전 시장 발언을 두고 “진작 나섰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해 국민의힘의 ‘빅 스피커’인 홍 전 시장이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자신이 공격을 당하자 폭로에 나선 건 아쉽다”며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는지 걱정된다. 제정신으로 온당한 당원 노릇하기도 참 쉽지 않은 시절”이라 적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