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점검원 배수옥씨가 지난 25일 한낮의 땡볕을 견디며 서울 동작구의 다세대주택 가스계량기를 검침하고 있다. |
월평균 4100가구 할당…37도에도 하루 2반~3만보 걸어
전년도 동월 요금 우선 부과 후 정산…자가검침도 가능
서울의 한낮기온이 37도를 가리키던 지난 25일.
도시가스 점검원 배수옥씨가 한낮 폭염을 견디며 서울 동작구 주택가를 돌며 가스계량기를 검침했다. 다가구주택 외벽에 설치된 계량기를 살피며 숫자를 입력하던 그의 몸은 곧 땀범벅이 됐다.
배씨와 같은 점검원들에게 여름철은 ‘고통의 시간’이다. 이들이 매달 검침해야 하는 가구는 평균 4100가구에 달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땡볕 아래 정해진 구역을 돌며 계량기를 검침한다. 검침만 하는 것도 아니다. 고지서 송달, 가스 안전점검 등의 일도 그들의 몫이다. 배씨는 “할당된 업무량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많게는 2만보에서 3만보까지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에도 이들은 검침업무를 쉴 수 없다. 서울시는 2019년 ‘서울특별시 도시가스 공급규정’을 개정해 2020년부터 하절기(6~9월)에 격월검침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의무조항은 아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하절기에 한해 한 달분 가스요 금을 격월검침하도록 규정을 변경할 방침이다.
27일 서울시는 “하절기 격월검침 제도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도시가스 공급규정’ 개정을 최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자체가 도시가스 점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하절기 격월검침 제도를 의무화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는 우선 올해는 도시가스 회사별로 주택용의 50%에 대해 1개월 격월검침을 시범실시하도록 한 후 2026년 1월1일부터 전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폭염 시기를 고려해 7월을 거르고 8월에 검침하거나, 8월을 거르고 9월에 검침하는 등의 방식이다.
격월검침으로 발생하는 한 달분의 ‘과금공백’은 해당 월의 전년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기준으로 우선 부과한 뒤 다음달 검침 후 사후정산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도시가스 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한 뒤 9월에 2개월분 검침을 통해 추가 사용량만 요금을 부과하거나, 적게 사용했다면 차액을 환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실제 사용량으로 고지를 받고 싶다면 자가검침 후 도시가스회사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홈페이지에 사용량을 등록하는 방식의 자가검침도 가능하다. 점검원의 급여 공백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지서 송달, 가스점검 등 점검원들의 다른 업무들도 많기 때문에 급여가 줄어드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질적인 격월검침이 가능하도록 그동안 산업통산자원부,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 5개 도시가스회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왔다”면서 “격월검침을 할 때 도소매 요금 정산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해당 부분은 공동용역을 통해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하절기 격월검침 시행으로 1100여명의 도시가스 점검원이 폭염 중 업무수행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됐다”며 “전국 최초로 격월검침을 의무화하고 전면시행한다는 점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려는 서울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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