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 있는 한 급식소에서 사람들이 구호 식량을 받으려 애쓰고 있다. AP 연합뉴스 |
가자지구의 기근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이 아예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협상 대표단을 철수시킨 데 이어 협상 외의 ‘대안’을 시사하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마스는 진심으로 협상할 생각이 없다”며 “죽고 싶은 것 같다”는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하마스는 우리가 마지막 인질까지 확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고, 그 때문에 협상에 임하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마스는 추적당할 것”이라며 “이제 이스라엘이 일을 끝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도 말했다.
앞서 미국은 24일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이끄는 협상단을 중재국 카타르에서 철수시켰다.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미국의 휴전안과 관련한 역제안을 제시한 것이 발단이 됐다. 로이터는 하마스 고위 관계자의 말을 따서, 하마스가 최신 제안서에 “60일 임시 휴전이 종료된 뒤에도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을 넣었다”고 보도했다. 그 외에도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가 구호품을 배급할 것 △이스라엘군이 가자 국경 ‘완충지대’에서 주둔을 줄여나갈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윗 코프 특사는 철수하면서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들을 돌려보낼 대안 모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하마스가 인질 석방 협상의 걸림돌”이라며 미국과 함께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협상 포기 선언으로 보인다.
심상찮은 기류에 하마스는 당황하는 모양새다. 하마스 정치국 위원 이자트 리슈크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어 “유연성을 갖고 협상에 임했고, 인도적 지원, 이스라엘군 철수 문제에 긍정적으로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또 “진짜 걸림돌은 네타냐후 정부”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이 휴전에 응하도록 미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25일 영국 런던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앞에 모인 시위대가 조리용 냄비들을 놓고 있다. 이 시위는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기근 사태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연대 캠페인(Palestine Solidarity Campaign)의 일환이다. 이날 여당인 노동당 의원들을 포함한 영국 국회의원 221명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을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전날(24일) 프랑스가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영국 내에서도 동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
‘가자 기근을 당장 멈춰라’ 시위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가운데, 시위대가 정전을 요구하며 냄비를 두드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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