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의 법인세·증권거래세 등 세금 인상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기업 활동과 감세를 중시하는 당 정체성을 부각하며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는 데에 당권 주자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여당은 이를 ‘조세 정상화’ 작업으로 보고 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진우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증세 말고 관세부터 챙겨라”라며 “국익과 국민 일자리가 위협받는데도 정부는 친중, 친북, 경제 말살 정책만 펴고 있다”고 적었다.
당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 정부, 그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에게는 현금 몇 푼 쥐여주며 생색은 잔뜩 내면서, 그 뒤에선 전방위적 증세로 국민의 등골을 쥐어짜는 이중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장동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증세로 말 바꾼 것이냐 물었더니 ‘조세 정상화’로 해달란다”라며 “진짜 국민을 원숭이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세금 인상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 세금으로 돈을 나눠주면서 세금을 더 걷으려 하는 건 명백한 조삼모사”라고 주장했다.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13조원에 달하는 소비 쿠폰과 각종 포퓰리즘 예산으로 국가 재정이 어려워지자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인상 등 기업들의 목줄을 조이고 있다”며 “기업이 무너지면 경제도 무너진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법인세율 인상 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는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이 지난 24일 “부자 감세 이전으로 돌아가는 조세 정상화 개념”이라며 사실상 시인하자 증세 논의가 가시화됐다. 증권거래세 인상과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원상 복구 등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5일 당내 조세제도개편특별위원회 설치 방침을 밝히며 대통령실·정부의 증세 움직임에 발맞추자 국민의힘의 반발이 본격화한 양상이다.
정치적 파급력이 큰 증세 문제를 대여 투쟁의 핵심 이슈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가 증세를 검토하는 동시에 국가 재정을 투입하며 전 국민에게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행보를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이려는 양상이다. 친기업과 감세로 상징되는 당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계파와 무관하게 유사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으로도 풀이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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