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 조정석 / 사진=NEW 제공 |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아빠 조정석에게 운명처럼 '좀비딸'이 찾아왔다. 끓어오르는 부성애로 캐릭터를 오롯이 그려낸 조정석이다.
영화 '좀비딸'(감독 필감성·제작 스튜디오N)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드라마다.
조정석은 극 중 맹수 훈련사이자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끝까지 지켜내는 아빠 정환 역을 연기했다.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조정석은 원작을 참고하지 않았다며 "원작을 보지 않을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 자체만으로도 힘이 있다고 느꼈다. 이정환의 감정만 잘 가져간다면 싱크로율이 잘 맞아떨어지고, 원작을 보거나 본 사람도 충분히 즐겨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영화는 슬프다고 생각하는 순간 위트가 살아난다. 또 좀비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어 무섭고 위험한 악몽 같은 일이 눈앞에 벌어지지만, 이정환이란 캐릭터가 위트가 발현이 되는 '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킥'이 영화에 잘 분배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을 감독님과 모든 배우들이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톤앤매너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고 얘기했다.
'좀비딸'은 여름 흥행 주인공 조정석표 코미디로 일찌감치 주목받고 있다.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 배우와의 케미스트리도 기대 포인트다. 조정석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여러가지 있다면 원작이 만화이다 보니까 설정 자체가 만화 같은 설정이 꽤 있다. 그런 설정을 얼마만큼 실사화시켰을 때 공감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냐가 과제였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을 필감성 감독님이 잘 연출하시지 않았나 싶다. 촬영할 때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우리 영화의 매력은 이것이다라는 것을 공유하지 않았으나 다들 알고 있었단 생각이 들 정도로 앙상블, 호흡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또한 "코미디는 이런 것이라는 정의를 내리지 않았으나, 절묘한 타이밍, 호흡으로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웃기려 하지 않고 우리 모두 확고히 진지하고 진심이었다. 개인의 노력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닌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희 영화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코미디를 만들어낼 때 단순한 말장난 같은 느낌으로 하는데, 상황으로 주어지는 코미디였어요. 모든 배우들이 웃기려고 한 것이 아니에요. 애드리브도 아니고 대사에 있었어요. 얼마만큼 플레이어가 작가의 의도를 잘 표현하느냐였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컷을 안 하면 한 시간 넘게 할 수 있었죠. 상황을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신나게 재밌게 했어요"(웃음).
'건축학개론' '엑시트' '파일럿' '좀비딸'까지 조정석표 코미디, 위트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조정석은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위트를 한껏 표현해냈다. 하지만 "제가 조정석인데 조정석표 코미디가 뭔지 모르겠다"며 호평에 얼떨떨해한 그다.
조정석은 "코미디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웃기려 할수록 안 웃긴 것 같다. 텍스트 자체가 코미디라면 그 자체가 끝인 것 같다. 그것을 탐구하고 연구하는 게 저의 직업이라고 생각된다. 텍스트가 재미가 없는데, 이것을 재밌게 만들어라 하면 아무리 유명한 코미디언도 이렇게 못할 것 같다. 글이 주는 힘을 믿는다. '건축학개론' 납득이도 그렇고 텍스트가 갖고 있는 코미디 힘이 컸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코미디 맛에 대해 "배우의 맛이 다를 뿐이지, 능력치는 어려울 것 같다. 저는 매운맛은 아닌 것 같다. 담백한 맛인 것 같다. 평양냉면 같은 맛"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비슷한 코미디라는 기시감, '조정석이 조정석을 넘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조정석은 "이번에는 감동이 있는 코미디다. 이전 코미디와 다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좀비딸'은 정환의 부성애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를 연기한 조정석은 실제 자신의 부성애에 동화될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마침 제가 아빠였고, 부성애가 끓어올랐다. 이 작품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찾아 헤매다가 보석 같은 작품을 찾은 것이 아닌, 이 작품이 제 눈앞에 나타났다. 운명적인 만남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빠가 됐습니다. 아빠로서의 어떤 부성애를 얼마만큼 느끼는지는 그런 상황들이 주어지지 않으면 잘 모르지 않나요. 이 작품이 제 안에 있는 부성애를 일깨워준 작품이에요. 최유리 배우와 같이 나오는 장면들은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어요. 특히 좀비가 된 이후에 장면을 촬영할 때 더 절실하고 깊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끌어오르는 부성애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필요했다는 조정석이다. 그는 "감정이 너무 치고 올라와서 이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 이유인즉 제가 실제 아빠라서 그런 것 같다. 너무 올라오니까 얼마만큼 조절하는지가 저한테 힘들었던 과제였다. 어떤 작품들은 감정이 잘 안 잡히고 안 나올 때가 있는데, 그 와 반대로 이번 '좀비딸'은 제 감정이 치고 올라오니까 정도를 조절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딸이 좀비가 돼서 제 손으로 묻으려고 할 때도, 그때도 그 와중에도 코미디가 구현이 되면서 영화의 색깔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그 슬픔을 조금씩 쌓아가는 감정신이 나올 때마다 매번 그랬던 것 같다"며 "딸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순간들도 있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좀비딸'에 코미디, 부성애를 오롯이 표현한 조정석이다. 해당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에 이어 '여름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한층 더 공고히할 그다.
조정석의 다음 스탭은 어느 곳으로 향할까. 그는 "작품 선택 기준은 희로애락, 짜릿함을 선사하는 재미다. '좀비딸'도 슬픈 스토리지만, 애틋하게 다가오는 재미가 있다. 이때껏 자연스럽게 작품을 선택한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모른다. '약한 영웅' 때도 빌런으로 출연한 것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장르불문하고 열심히 할 거다. 코미디 장르를 다시 선택한다 하더라도 기시감이 들지 않게끔 노력할 거다. 코미디 장르뿐만 아니라 계속적으로 변신을 도모할 거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