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규제 한 달 만에 가계대출 신청 57% 급감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6·27 규제 한 달여 만에 은행 가계대출 신청액이 절반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집계를 보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18영업일 동안 은행권의 일평균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포함) 신청금액은 1조7828억원이었다. 6·27 대출규제 시행 직전인 6월1~27일 18영업일 동안 은행권 일평균 가계대출 신청금액 4조990억원 대비 56.5% 급감한 것이다.

특히 주담대 신청액은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가계대출 신청액은 실제 실행액의 선행지표로 매매계약과 시차가 크지 않아 즉각적인 규제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실행액은 주택매매가 1~3개월 시차가 있어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신청과 상환이 모두 반영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도 더뎌졌다.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8조9176억원으로, 6월 말보다 4조828억원 증가했다. 일평균 증가액은 1701억원으로 6월 2251억원보다 24% 줄었다. 이 가운데 주담대(전세자금 대출 포함)는 6월 말보다 3조568억원 늘었다. 일평균 1274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6월 1921억원보다 34% 적다. 신용대출은 6월 말보다 7557억원 증가했는데, 일평균 증가액은 315억원으로 6월 363억원에 견줘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일단 꺾였다고 보고 규제 우회 가능성이 큰 사업자대출 실태를 현장 점검하고 있다.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 폭이 컸던 엔에이치농협은행과 에스시(SC)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전 금융권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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