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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숨 참기, 좁은 곳에 몸 구겨넣기…이 연극, 극기훈련인 줄? [스프]

SBS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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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라듣는 뉴스룸] 배우 안승균, 연출가 이지영


연극 렛미인 (사진 : 신시컴퍼니)

연극 렛미인 (사진 : 신시컴퍼니)


연극 '렛미인'에는 관객이 잘 모르는 '극한 직업'(?)의 세계가 있습니다. 배우 안승균 씨는 9년 전 초연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오스카 역을 맡았는데, 물 공포증을 극복하고 물속에서 오랫동안 숨을 참는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일라이 역을 맡은 배우들은 루빅스 큐브를 빠른 시간에 맞추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 좁은 공간에 장시간 갇혀 있어야 하는 장면이 많아 힘들다고 하죠. 협력 연출을 맡은 이지영 연출가는 "이 작품은 연기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체형, 무브먼트, 정신력까지 다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블록버스터 잔혹동화' 보여주려면 이런 것까지 해야 한다? 연극 '렛미인'의 무대 뒤 이야기, 직접 확인해 보세요.

이지영 연출가 : 저희 오디션이 조금 까다로워요. 무브먼트가 많기도 하고 관객 눈에 보이는 안무 외에도 일라이가 날아가는 거라든가, 안 보이는 곳에서 배우들이 몸을 잘 써야 되는 것들이 많아서, 배우들이 다 신체 여건이 좋고 무브먼트가 훌륭하며 연기를 잘해야 되고 키는 몇 센티고, 조건들이.

오스카도 사실 사물함에 들어가야 되고 수영장 같은 데 들어가야 돼서 키 제한 같은 것들도 있고 일라이도 마찬가지로 어디를 들어가요. 정해져 있는 공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안승균 배우 : 정신도 건강해야 되고. 폐쇄 공포증이 있으면 할 수 없죠.

이병희 아나운서 : 물 들어갔을 때 저는 같이 숨을 참아 봤거든요. 시간이 진짜 길던데요.

이지영 연출가 : 감사해요.

안승균 배우 : 같이 참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제가 견뎌야겠네요.


이병희 아나운서 : '저걸 진짜 참는다고?'

김수현 기자 : 심지어 초연 때도 하셨잖아요. 그때 물 공포증이 있으셨대요.

안승균 배우 : 물을 썩 좋아하진 않는데.


이병희 아나운서 : 그게 극복되셨나요? 아니면 더 심해지셨나요? (웃음)

안승균 배우 : 극복한 것 같아요. '렛미인' 10년 전에 끝나고 또 물을 간 적이 없어요. 역시 싫어하나 봐요. 공연으로 인해 했지만 또 가게 되진 않더라고요. 가봤자 펜션 수영장. 바다나 계곡 이런 거는... 근데 오랜만에 다시 하게 됐을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숨을 참을 수 있을까?' 시간도 흘렀고, 폐가 괜찮을까, 이런 생각도.

김수현 기자 : 처음 연습해 보시고 어떠셨어요? 따로 훈련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안승균 배우 : 네 맞아요. 스킨 스쿠버장 다이빙 풀에서 연습했는데 역시나 또 20~30초 만에 나오더라고요. 또다시 무서웠던 것 같아요. 근데 한순간에 늘어나는 게 숨인 것 같아요. 심리적인 게 너무 중요한 것 같고.

더블 캐스팅 천우진 배우와 매니저님이 다이빙 자격증이 있어서 도움을 주셨는데 '5m 한번 내려갔다 오자'. 난 진짜 못할 것 같은데, 숨 참기도 1분이 안 되는데. 근데 둘 다 내려갔다 오자 갑자기 쉬워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나도 해볼까' 하고 했는데 저도 내려간 거예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한 번 거기 내려갔다 오니까 갑자기 숨 참을 때 긴장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갑자기 1분이 늘어났고요.

그런 순간들을 만났을 때 명상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어차피 안 죽는데 자꾸 제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 숨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근데 그냥 '나 숨 안 쉬어. 지금 여기 우주야, 좋아' 하면 20~30초가 늘어나요. 신기해요. 그렇게 훈련을 했던 것 같아요.


렛미인

렛미인



이병희 아나운서 : 진짜 극한 직업이다, 이 생각을 했는데.

김수현 기자 : 해야 될 게 너무 많아요.

안승균 배우 : 아니요. 생각보다 너무 좋았어요. 아직도 극장에 가면 웜오프 훈련이라고 해서 항상 명상을 하고 공연을 시작해요. 혹시 모르니까, 무대 위에서는 변수들이 많고.

김수현 기자 : 그거는 개인적으로 하는 훈련이에요?

안승균 배우: 네, 저 혼자 개인적으로. 호흡 훈련이라고, 이산화탄소 내성을 만드는 거예요. 숨을 좀 안 쉬어도 되는.

김수현 기자 : 연기보다 그게 더 걱정이 됐다고 하시니까, 처음에.

안승균 배우 : 맞아요. 그래서 아직도 해야 돼요.

이지영 연출가 : 저희는 안승균 배우가 제일 소중하니까 공연 때 갑자기 물이 들어온다거나 호흡이나 그런 경우가 혹시라도 있으면 그냥 손 들고 나오라고 그런 지침이 있는데, 초연 때 한 번 중간에 그게 왔는데 끝까지 참은 거예요. '나올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을 했었나 봐요. 그래서 아마 조금 더 그런 게 생기지 않았을까?

안승균 배우 : 그런 것 같아요. 나오고 싶지 않은 배우의 오기. 왜냐하면 너무 중요한 장면이고. 그때 박소담 배우랑 했었는데, 저를 건졌는데 제가 침을 질질 흘리고 콧물 나오고 눈에 실핏줄이 다 터진 거예요. 억지로 참으니까. 근데 일라이가 눈으로

김수현 기자 : '이게 무슨 일이야'

안승균 배우: 저도 그런 제 상태를 인지를 못했죠. 그냥 '살려줘서 고마워', 정말 진심으로.

김수현 기자 : 연기가 아니라 진짜다.

안승균 배우 : 관객들 박수가 진짜 크게 나왔어요. 눈이 빨개져 있으니까.

이지영 연출가 : 지금도 쉽지는 않잖아요.

안승균 배우 : 그렇죠, 쉽진 않죠.

이지영 연출가 : 지금도 항상 공연 끝나면 눈이 시뻘개져 있더라. 그 안에서 또 눈을 뜨고 있어야 되는 게 있어서, 오스카는 그렇고. 일라이는 큐브를 실제 엉망인 상태에서 빨리 맞추는 훈련을 오랫동안 했어요.

이병희 아나운서 : 너무 힘들다 진짜 (웃음)

안승균 배우 : 무브먼트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닌

이지영 연출가 : 관객분들이 좀 아쉬운 거는, 잘 보이진 않아요. 나무 위에 올라가서 한 1분 안에 큐브 맞추는 신이 있는데.

김수현 기자 : 그거를 진짜 맞추는 거군요.

이병희 아나운서 : 저도 보면서 '미리 맞춰놨나?' 되게 빨리 맞추길래. 저는 사실 그거 잘 못 맞추거든요.

김수현 기자 : 저도 한 면만 맞추고 '아이고 모르겠다' 이러는데.

이지영 연출가 :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이렇게

김수현 기자 : 안 맞춰지면 어떡하죠?

이지영 연출가 : 어떻게든 맞추고 내려가게끔...

김수현 기자 : 그럼 공연 시간이 길어질 수도... (웃음)

이지영 연출가 : 그래서 굉장히 훈련을 많이 했어요. 일라이 친구들이. 매니저님이 붙어서 매일매일 시험하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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