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오물 구더기 우글, 눈도 못 떠"…개 300마리 끔찍한 모습

강화도에서 구조되는 개들의 모습. 사진 루시의 친구들

인천 강화도의 열악한 번식장에서 사육되던 개 300여마리가 구조됐다. 이 번식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 운영되는 곳이지만, 관리·돌봄과 관련한 법적 기준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동물보호단체는 설명했다.

26일 동물보호단체들로 구성된 ‘루시의 친구들’은 지난 24일 강화군의 한 합법 번식장에서 미용 실습견으로 제공되던 12마리를 비롯한 300여마리를 구조했고 26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 마리는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일부 개들은 다리에 수술 봉합사가 매여 있어 괴사 및 절단 위기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털에 오물이 엉겨 눈도 뜨지 못하는 개들은 수북한 분변에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뜬장'(공중에 떠 있는 우리) 위에서 불법 사육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평사에 있는 개들 또한 최악의 불결한 환경에서 온몸에 각종 오물이 묻은 채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며 "산실의 어미 개들과 새끼동물들도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하는 뜬장 위에서 바구니 하나에 의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루시의 친구들’은 “인천에서는 84개 동물생산업체가 영업 중이고, 이 중 강화군에 49곳이 있으나 그동안 지자체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며 “강화군은 기본적인 동물보호 조례조차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미래지향적인 인천의 한편에서는 반려동물들이 참혹한 고통 속에 방치된 채 적절한 행정 계도와 보호 조치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천 전체 모든 반려동물 번식장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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