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아빠 총에 맞은 아들, 사경 속 70분 동안 방치한 경찰

헤럴드경제 채상우
원문보기
인천 사제총기 아들 살해 사건 피의자 60대 A씨 주거지를 수색하는 경찰. [연합]

인천 사제총기 아들 살해 사건 피의자 60대 A씨 주거지를 수색하는 경찰.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인천 송도에서 부친의 총격을 받은 아들이 70분 동안 특공대를 기다리며 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인천 송도 사제총기 살인사건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피해자 A씨의 아내는 첫 신고 통화에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동 ○호다. 누가 총을 쐈다“며 ”저희 남편이 총에 맞았으니 빨리 좀 와달라“고 호소했다.

경찰관은 “남편이 어떻게 하고 있다고요”라고 묻자 A씨 아내는 답도 못 한 채 “빨리 들어가. 방으로 빨리 들어가”라고 자녀들을 피신시켰다. 경찰관은 총격 부위를 재차 물었고 A씨 아내는 “배가 좀 맞았다. 애들 있어요. 빨리 와주세요.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라고 요청한 뒤 전화를 끊었다.

A씨 아내는 다시 이어진 통화에서는 “남편이 피를 많이 흘렸고 아버지가 밖에서 총을 들고 계세요”라고 상황을 설명한 뒤, 진입로를 확인하는 경찰에게 “우리 집이 현관 말고도 테라스를 통해 들어올 수 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현관에 누워있다. 제발 도와달라”고 애원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는 경찰관이 전화드리라고 하겠다. 바로 전화 받으세요”라고 했지만, 추가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에 A씨 아내는 다시 전화를 걸어 “전화가 오지 않는다. 빨리 들어오세요”라며 “제발 빨리 전화주세요. 저희 남편 죽으면 어떡해요. 빨리 전화주세요”라고 거듭 애원했다.

경찰이 범행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자, A씨 아래층 주민도 오후 9시 39분, 오후 9시 43분, 9시 50분, 9시 56분에 추가로 112 신고 전화했다. 아래층 주민은 A씨 아내 지인(외국인 가정교사)의 도움 요청을 받고 신고 전화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래층 주민은 2번째 통화에서 “경찰도 들어오고 119도 불러달라”며 “경찰도 안 오고 아무도 안 왔다”고 했고, 3번째 통화에서는 “경찰이 왜 이렇게 안 오는 거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살인에 사용된 탄환. [연합]

살인에 사용된 탄환. [연합]



이 사건 피의자 B씨는 아들 A씨를 살해한 뒤 오후 9시 41분 엘리베이터를 통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은 신고 접수 10분 만인 오후 9시 41분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B씨가 산책 나온 주민들과 섞여 있는 데다, 인상착의를 몰라 놓쳤다고 한다.

경찰특공대는 10시 16분에 현장에 도착했고, 10시 43분쯤 현관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다. 첫 신고 시각으로부터 70분이 지난 후였다. 피해자 A씨는 총상을 입고 쓰러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B씨는 범행 직후 서울로 도주했다가 약 3시간 만에 긴급 체포됐다. 자택에서는 인화성 물질과 점화장치가 설치된 정황도 발견돼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도 적용한 상태다.

경찰은 현재 B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며느리·손주 2명·지인 대상),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2. 2한학자 통일교 조사
    한학자 통일교 조사
  3. 3박근형 이순재 별세
    박근형 이순재 별세
  4. 4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5. 5손흥민 리더십
    손흥민 리더십

헤럴드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