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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환자의 성생활에 대한 올바른 이해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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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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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다. 이 시기에는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과 위축이 뒤따른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성생활이다. 많은 부부가 자궁경부암 치료 중 성관계를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갖고 있으며, ‘성’을 요구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닐까 고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암은 전염되는 병도 아니며, 암 치료 중에도 부부간의 성생활은 가능하고 권장되기도 한다. 특히 수술 이후 체력이 회복된 시점이라면, 부부 사이의 애정 표현은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고 암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심리적 회복력과 면역력 증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우자가 암 투병 중일 때 성적 접촉을 요구하는 것이 이기적이지 않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그러나 사랑과 배려가 담긴 부부 관계는 환자에게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고,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하며,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성에 대한 불안은 수술받은 환자에게서 특히 빈번하다. 예를 들어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이 “자궁이 없으면 성생활도 끝난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성생활은 질을 통해 이뤄지며 자궁과는 무관하다. 수술로 인해 질 부위가 회복되는 데는 보통 6~8주가 소요되며, 이 시기가 지나면 점차 성생활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암 치료 후 처음 성생활을 시도할 때는 특히 신중한 배려가 필요하다. 많은 환자가 자신이 성적으로 매력을 잃었다고 느끼며 위축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 때 배우자는 성적 욕구보다는 정서적 연결에 집중해야 한다. 포옹, 손잡기, 눈 맞춤, 애무와 같은 비삽입적 접촉을 통해 친밀감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상위나 옆으로 누운 자세 등 환자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체위 활용도 도움이 된다. 이때 질 건조증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윤활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뒤에도 성생활은 가능하며, 여성의 몸에 방사선이 남아 있어 상대방에게 해가 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치료가 끝난 이후에는 방사선이 체내에 남아 있지 않으며, 접촉을 통해 배우자의 성기에 손상을 입히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암 치료 후 성욕이 감퇴하는 것도 흔히 일어난다. 또한 성기 부위 방사선 치료로 인해 통증이 생겨 성관계에 대한 회피감이 커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억지로 성생활을 이어가기보다 자신의 상태를 배우자와 솔직하게 공유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약물이나 심리치료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이후 질이 좁아지고 짧아져 성교 시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성관계 빈도를 조절하고, 질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1주일에 3~4회 손가락이나 질 삽입 기구를 이용해 질을 늘려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 분비물이 감소한 경우에는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이 통증을 줄이고 부부 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암 치료 중이거나 그 이후의 삶에서도 성은 단순한 욕구 해소를 넘어서 ‘삶의 연결’이며 ‘애정의 표현’이다. 환자와 배우자가 함께 소통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친밀함을 이어갈 수 있다면, 성생활은 암이라는 질병을 함께 이겨내는 데 든든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범석 대한성학회 부회장(국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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