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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급등에 기념주화 가격 ‘껑충’… ‘안 팔릴까’ 고심하는 한은

조선비즈 세종=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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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지방자치 30주년 기념주화. 사상 첫 액면가 7만원짜리로 발행된 기념주화다./한국조폐공사

민선지방자치 30주년 기념주화. 사상 첫 액면가 7만원짜리로 발행된 기념주화다./한국조폐공사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은의 활용 분야가 확대되면서 은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은을 소재로 한 기념주화의 액면가와 판매가도 함께 오르는 추세다. 기념주화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념주화 인기가 급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각) 은 선물 가격은 14년 만에 최고치로, 온스당 39.5달러에 마감했다. 시티은행은 향후 6~12개월 내 43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데다, 은이 태양광·전기차 등 신산업에 폭넓게 쓰이면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은값 급등은 기념주화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행된 은화 기념주화의 액면가는 5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14일부터 예약 판매된 ‘민선 지방자치 30주년’ 기념주화는 처음으로 액면가 7만원에 발행됐다. 액면가는 기념주화에 명시된 가격으로, 한국은행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액면가 인상과 함께 제작·포장 비용이 반영된 판매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발행된 ‘센서스 통계 100주년’ 기념주화는 6만4500원에 판매됐지만, 이번 달 선보인 ‘민선 지방자치 30주년’과 ‘광복 80주년’ 기념 은화 판매가는 각각 8만3500원, 8만5000원에 책정됐다.

은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오는 9~10월 발행 예정인 APEC 기념주화의 액면가와 판매가 모두 더 상승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금통위 의결을 거쳐 다음 달 중 발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EC 기념주화는 발행이 확정될 경우, 은 99.9%에 지름 35mm, 중량 19g 규격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념주화 판매가는 과거엔 5만원 안팎이었으나, 최근에는 8만원대까지 올랐다”며 “은을 포함한 귀금속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은화의 크기를 줄이거나 판매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행 기관 내부에선 기념주화 가격 급등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발행된 기념주화 중 5만 장을 넘긴 사례는 없다. 2020~2024년 평균 발행량은 2만4000장 수준이며, 잼버리·누리호·순천만 박람회·한국 주력산업 등 관련 주화는 판매량이 2만장에도 못 미쳤다.

한국은행은 “기념주화 가격 인상과 수집 문화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조폐공사 역시 “충성 고객층인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수집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화폐 수집에 대한 유인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념주화는 1990년대 후반부터 예약 방식으로 제작·판매되는 구조여서, 수요가 줄더라도 재고가 남는 구조는 아니다.


국회에선 APEC 기념주화 발행 조항을 담은 APEC 특별법을 놓고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8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강인선 전 외교부 2차관에게 “기념주화나 기념우표는 시대착오적”이라며 “다른 형태의 기념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라리 수건이 낫다”며 “APEC 특별법 조항에 기념주화 발행 문구가 있다면 삭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법안에 명시됐다고 해서 반드시 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법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한국은행은 여전히 “주목받을 만한 기념주화가 발행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주제가 부족했지만, 과거 교황 방한 기념주화 등은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세종=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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