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장관, 미국 상무부 장관 면담 (서울=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7.25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5-07-25 08:31:52/<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제 호주가 소고기 시장 개방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한 나라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현재 미국과 관세 협상을 하는 국가들 중에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규제하는 나라가 한국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한국을 지목해 요구한 것이다.
호주는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태어났더라도 미국에서 도축된 소는 모두 수입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상호 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상당 폭 낮추는 데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 앞서 영국도 미국산 소고기를 1만3000t까지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하고 자동차 관세를 10%로 낮추는 협상을 타결했다. 일본은 2019년, 대만은 2020년에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30개월 월령 제한을 폐지했다.
다른 나라들이 속속 시장을 개방하면서 한국 입장은 더욱 난처하게 됐다. 이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나라는 러시아, 벨라루스, 한국밖에 없는데,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관세 협상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축산 농가 반발을 우려한다지만 2008년 광우병 파동을 주도한 민주당의 입장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광우병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사라진 상태라고 봐도 될 정도다. 일본·대만이 30개월 이상 소고기를 수입하는 것은 안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이 30개월 이상 소고기를 추가 개방하면 1년에 최대 1억7500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예상한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미국산 소고기의 8%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얻은 무역 흑자는 660억달러였다. 무엇을 택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정치적 입장을 버리고 국익을 택하기 바란다.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도 수입하되 이를 제품에 표기해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하면 정치적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쌀, 호주·영국이 소고기 등 민감 품목 개방을 통해 미국과 협상을 타결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산자부 장관과 미 상무장관의 80분 협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은 우리가 쌀, 소고기를 붙들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소탐대실 말아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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