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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계엄 배상 인정’ 판사 퇴임 “재판 지켜보는 사람의 시선 잊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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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대법원.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2·3 비상계엄으로 국민들이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한 이성복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퇴임 소식이 25일 판결 선고와 함께 외부에 알려졌다.



이 부장판사는 최근 법원 내부게시망(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금요일(지난 18일)에 정년퇴직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40대 초입에 변호사로 일한 몇 년을 빼면 앞뒤 30여년을 법원에 근무했으니, 앞으로 다시 재야에서 잠시 활동한다 하더라도 저의 사회적 정체성은 ‘법관’”이라며 “다시 법원에 들어올 때 다짐했던 대로 정년까지 근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의 냉정함과 무상함을 좀 더 깨닫고 있어 이제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가능한 한 담담하게 마무리해보자는 것이 꽤 오래된 생각이었고, 퇴임식을 갖지 않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부장판사는 “내가 처한 자리 너머를 보지 않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법관 사회의 관성적인 사고 내지 조직논리에 빠지기 십상”이라며 “일에서는 마지막 과정으로 법적인 포장을 벗긴 본질적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일 밖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려고 했습니다만,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부장판사는 “재판은 결국 말과 글이다. 의도적인 연습 내지 훈련과 양서를 벗 삼는 것이 많이 개선해주리라고는 믿었지만, 머리로만 하지 않았나 싶다. 재판의 무거움과 사고의 유연성을 함께 고민하고, 재판을 받는 사람, 재판을 지켜보는 사람의 시선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나이까지 살아보니 막상 별것 없는 것 같다.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 것이 나중에 덜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1990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1999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2007년 다시 법원으로 돌아와 서울중앙지법과 광주지법, 인천지법 등에서 일했다. 수원지법 부장판사였던 2017년엔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으로 선출됐고 사법행정권남용 의혹 조사단으로도 활동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국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12·3 비상계엄 위자료 소송’ 1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원고들에게 각 10만원씩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손해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이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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