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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총기로 아들 살해 치밀했다…작년 8월부터 범행 준비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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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부품 구매...쇠 파이프 길이별 제작도
"전처 회사서 돈 받았는데 작년 끊겨" 진술
유가족 측 "전처·아들이 생활비 계속 지원"


지난 20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의 서울 거주지에서 발견된 시너가 담긴 통들(왼쪽). 오른쪽은 함께 발견된 산탄의 쇠구슬. 인천 연수경찰서 제공

지난 20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의 서울 거주지에서 발견된 시너가 담긴 통들(왼쪽). 오른쪽은 함께 발견된 산탄의 쇠구슬. 인천 연수경찰서 제공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아내(전처) 회사에서 돈을 받았는데 작년부터 끊겼다"고 진술했다. 전처와 피해자인 아들이 생활비를 계속 지원했다는 피해자 가족 주장과는 배치된다. 경찰은 피의자 금융계좌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한편 계획범죄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연수경찰서는 25일 오전부터 살인 등 혐의로 구속한 A(62)씨에 대한 3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피해자인 아들(33)의 어머니이자 A씨의 전처 등 조사에서 구체적 피해 경위 등에 대한 진술도 확보했다.

A씨는 지난 22일 프로파일러 3명이 진행한 조사에서 "아내 회사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300만 원을 받았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끊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나는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진술일 뿐 확인이 필요해 법원에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상태"라며 "유가족은 A씨의 전처와 아들이 함께, 또는 따로 생활비를 지원했고 끊은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가 지난해부터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8월에 총기 부품을 구매한 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총열로 쓰기 위한) 쇠 파이프를 어느 정도 길이로 잘라야 하는지 몰라 서울 을지로 공작소에 가서 쇠 파이프 여러 개를 다양한 길이로 잘랐다고도 진술했다"며 "공작소는 재개발로 지금은 없다는 것이 A씨 주장"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일 생일잔치에 참석했다가 총격 이후 밖으로 달아난 A씨 며느리의 지인(독일 국적)을 살해하기 위해 뒤쫓아간 정황 등을 토대로 그가 아들 외에 며느리, 손주 2명(9·5세), 며느리 지인 등 4명을 추가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오후 A씨를 살인미수나 살인예비 혐의로 추가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로부터 휴대폰(아이폰) 비밀번호를 확보해 그간 검색 및 통화 내역 등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휴대폰 검색에 동의했다"며 "디지털포렌식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 33층 아들 집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비비(BB)탄 크기 쇠구슬이 들어있는 산탄 세 발을 발사했고, 가슴과 옆구리 부위에 산탄 두 발을 맞은 아들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A씨 집에서는 시너 15통이 발견됐다. 일부는 점화장치와 타이머에 연결됐고, 타이머는 21일 낮 12시에 폭발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경찰은 이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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