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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46] 근심아, 썩 물렀거라! '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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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그림

원추리 그림



옛날 우리 시골집 장독대 한편에는 '원추리'가 심어져 있었다. 여름이 시작될 즈음, 주황색 꽃을 탐스럽게 피어 올리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어머님은 유독 원추리를 애지중지 돌보셨는데 나중에야 그 연유를 알게 되었다.

원추리는 외모도 수려하지만 전해지는 속설 또한 인간 친화적이라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원추리꽃을 보고 있노라면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고 '망우초(忘憂草)'라 했고, 아기를 잉태한 여성이 원추리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의남초(宜男草)'라고도 불려왔다. 따라서 부녀자들은 원추리대로 비녀를 만들거나 꽃을 저고리 깃에 꽂고 다녔다.

이뿐인가. 먹을 것이 부족하던 옛 시절, 이른 봄엔 어린순으로 나물을 무쳐 먹고, 시래기처럼 엮어 말려 국거리나 묵나물로 애용했다. 궁중에서까지 '원추리탕'이라는 토장국을 즐겼다고 하니 원추리의 위상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꽃을 바라보면 근심이 사라지고, 몸에 지니면 아들을 낳게 해주고, 먹거리로 배고픔을 해결해 주니 원추리를 어찌 가까이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1950~1960년대까지만 해도 집안의 대(代)를 잇는 것이 큰 과제였던 시절이었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두 딸만 두셨던 부모님은 아들을 낳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고 한다. 천신만고 끝에 임신에 성공하셨는데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은 아들이 나였다. 어머님이 원추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는 득남을 이루게 해 준 고마움이 있지 않았을까? 이곳 대동리로 이사 오면서 정원에 첫 번째 심은 꽃이 원추리다. 뒷산에 야생화로 터 잡고 있던 원추리를 고이 모셔오며 우리 집안의 강녕(康寧)을 기원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망우초 원추리를 키우고 가까이하며 마음의 평안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떠한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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