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아침부터 짜증이 밀려오는 순간이 있다. 바로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눈이 떠지는 순간이다. 일어날 시간이 가까우면 다시 잠들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일어나기엔 아쉬워 침대 위에서 뒤척이게 된다. 그렇다면 왜 알람이 울리기 전, 스스로 잠에서 깨는 걸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① 상쾌하게 일어났다면, 일주기 리듬 건강하다는 신호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눈이 떠졌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수면 습관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미국 수면의학 전문의 안드레아 마츠무라(Andrea Matsumura) 박사는 건강 매체 '리얼 심플(Real Simple)'을 통해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최소 7시간 이상 깊이 잔 뒤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난다면, 이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 잘 맞춰져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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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상쾌하게 일어났다면, 일주기 리듬 건강하다는 신호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눈이 떠졌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수면 습관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미국 수면의학 전문의 안드레아 마츠무라(Andrea Matsumura) 박사는 건강 매체 '리얼 심플(Real Simple)'을 통해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최소 7시간 이상 깊이 잔 뒤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난다면, 이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 잘 맞춰져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몸은 약 24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생체 리듬을 갖고 있으며, 이는 수면-각성을 비롯해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른바 '일주기 리듬'이라 불리는 이 생체 시계는 외부의 빛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해가 지면 체내에서는 멜라토닌이 분비돼 자연스럽게 잠이 들도록 유도하고, 아침 햇빛이 눈꺼풀을 통과하면 각성 신호가 전달돼 몸이 깨어날 준비를 한다.
즉, 알람이 울리기 직전 스스로 눈을 뜨는 것은 수면과 기상 시간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빛과 어둠에 규칙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는 곧 우리 몸의 일주기 리듬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② 일어났을 때 멍하면,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여행을 앞두고 있거나, 아침 회의·발표처럼 긴장되는 일이 예정돼 있을 때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떴다면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 혹시 알람을 놓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무의식중에 몸과 마음을 과도하게 긴장시키는 것이다.
마츠무라 박사는 "정해진 시간에 꼭 일어나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해 알람이 울리기 전 잠에서 깨도록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럴 경우 단순히 알람 직전에 깰 뿐 아니라, 밤새 여러 차례 잠이 깨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다만 이처럼 자주 깨더라도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멍하고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진다면, 이는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스트레스로 인해 생체 리듬이 점차 흐트러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연광에 맞춰 깨는 게 좋아… 알람은 '높은 볼륨' 피해야
가능하다면 알람보다는 빛을 이용해 스스로, 자연스럽게 깨어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알람 소리는 뇌에 스트레스를 주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혈압을 급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지니아대학교 간호대학 김연수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깬 사람보다 알람에 의해 강제로 깬 사람에서 아침 혈압 급상승 위험이 74% 높게 나타났다. 특히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인 경우, 아침 시간대에 혈압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고,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실적으로 알람 없이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방식으로 알람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알람의 소리 크기다. 알람을 너무 크게 설정하면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게 되고,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따라서 놀라지 않고 잠에서 깰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알람으로 설정하는 것도 도움 된다. 학술지 '수면 생물학적 리듬(Sleep Biological Rhythms)'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대중음악은 짧은 낮잠 이후 수면 무기력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특히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음악일수록 각성 효과가 더 높았다.
한편, 알람을 여러 개 설정하는 '스누즈 기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반복적인 알람이 수면과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지만, 최근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따라서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개인의 수면 습관과 컨디션을 고려해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알람을 놓치지 않고, 한 번에 상쾌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을 유지하고, 하루 7~8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아침에도 몸이 덜 피로하고, 알람 없이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날이 점차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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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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