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 |
대선 불복과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취재진들 앞에서 자신에게 채워진 위치추적기(전자발찌)를 가리키며 분노했다.
연합뉴스는 21일 로이터통신 등을 인용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이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연방 상·하원) 건물 계단에서 왼쪽 바짓단을 걷더니 발목에 달린 전자발찌를 취재진에게 들어냈다"며 관련 보도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자발찌를 가리키며 "나는 국고를 횡령하지도, 공금을 횡령하지도, 살인을 하지도, 인신매매를 하지도 않았다"라며 "무고한 사람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행위는 국가의 치욕이다. 전직 대통령에게 저지른 짓 비겁하기 짝이 없다"라고 분노했다.
이날 지지 의원들과 기자회견 예정이었던 그는 대법원 금지 명령으로 회견이 무산되자, 바짓단을 올려 전자발찌를 보여주며 기자들에게 하소연한 것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19년~2022년) 강경 우파 행보를 보이며 트럼프 측과의 연대를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남미의 트럼프'로 불렸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남미 좌파의 상징인 루이스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2023년 1·8 선거 불복 폭동을 야기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과 각별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기소 조치에 '마녀사냥'이라며 현 브라질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또 지난 9일 브라질에 '50% 상호관세'를 통보하며 보우소나루 재판을 주요 이유로 들어 내정간섭 논란도 야기했다.
브라질 사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일가를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 18일 그에게 가택 연금 및 전자발찌 착용,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 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연방 하원의원도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자산이 동결됐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 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극도로 굴욕적인 일이다. 난 브라질을 떠날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젠장, 나는 공화국의 전직 대통령이고 70살"이라고 반발했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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