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사설] 폭염·폭우에 치솟는 물가, '기후플레이션' 상시 대비를

한국일보
원문보기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수박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수박을 고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8일 기준 수박 한 통의 소매가격은 3만866원으로 전년 대비 44.7% 상승했다. 뉴시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수박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수박을 고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8일 기준 수박 한 통의 소매가격은 3만866원으로 전년 대비 44.7% 상승했다. 뉴시스


예년보다 빠른 폭염, 치수 한계를 초월한 극한호우 등이 이어지며 과일·야채·육류 등 장바구니 물가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급변하는 날씨가 농축산물 생산을 교란하고 전체 소비자 물가를 밀어올리는 ‘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은 이제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농산물 수급 및 물가 정책을 짤 때 이상기후를 ‘상수’로 설정하고, 농업과 유통업의 기후변화 대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중장기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6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국 농지 2만9,948㏊(축구장 약 4만1,000개 넓이)가 침수됐다. 벼 논콩 고추 딸기 멜론 대파 수박 등 순서로 침수 피해가 컸다. 특히 벼의 침수 면적(2만5,517㏊)이 커, 가을 이후 쌀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폭염 피해도 적지 않다. 더위에 약한 잎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있고, 육계와 산란계 폐사가 이어지면서 닭고기와 달걀 가격 또한 심상치 않다. 8월 중순 이후까지 폭염이 계속되면 피해는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분석 결과 일시적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1도 오를 때 농축산물 가격은 최대 0.4~0.5%포인트 상승한다. 밥상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면 가계 소비여력이 제한되는 등 국민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해만의 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국내 평균기온은 2010년대 이후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는 중이고, 거의 매년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후플레이션은 한국만의 일도 아니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곡물의 국제 작황이 이상기후 탓에 교란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결국 앞으로 농축산물 수급 및 물가 관리는 이상기후가 '상시적'이라는 점을 상정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 달라지는 기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농업 형태 등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 농산물 유통체계 효율화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 농축산물 가격 급등에 즉각 대비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도 잊어선 안 된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박원숙 컨디션 난조
    박원숙 컨디션 난조
  2. 2윤정수 원진서 결혼
    윤정수 원진서 결혼
  3. 3통일교 특검 수사
    통일교 특검 수사
  4. 4박지훈 정관장 삼성 승리
    박지훈 정관장 삼성 승리
  5. 5김장훈 미르 신부 얼굴 노출 사과
    김장훈 미르 신부 얼굴 노출 사과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