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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평양 무인기 침투 숨기려 서류 조작… 정상 작전이라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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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가 지난해 10월 평양에 날려 보낸 드론 1대가 추락하자 작전 사실 자체를 숨기기 위해 국내 비행 훈련 중이던 드론 한 대가 추락해 소실됐다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올 2월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명분용으로 북한과의 충돌을 유도하기 위해 평양 침투 작전을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부인하려고 허위로 보유 드론의 재고를 맞췄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들은 거짓 보고서 작성에 김용대 드론사령관을 포함한 상부 지시가 있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평양 드론 작전에 대해선 “김 사령관으로부터 ‘V(윤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는 현역 장교 녹취록이 나왔고, “북한이 무인기에 대한 적대적 발표를 하자 V가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했다고 한다”는 진술도 이어졌다. 북한에 드론을 집중적으로 날려 보낸 지난해 10, 11월은 명태균 의혹과 디올백 수수 등으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돼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막던 때였다. 윤 전 대통령이 여론의 시선을 돌리려 북풍 몰이를 시도했을 수 있다고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V’ 지시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허위 보고서에 대해선 “비밀 작전이라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적법한 작전이었다면 문서를 조작할 게 아니라 절차에 따라 비밀문서를 작성하면 될 일이다. 지휘 계통을 건너뛴 채 용산과 직거래한 정황도 있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6월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드론 작전을 논의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소수 인원으로 ‘기획 그룹’까지 만든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정식 지휘 계통인 합참에는 지난해 9월 김 전 장관 취임 이후에야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게다가 GPS 교란 문제로 드론이 추락할 수 있다는 군 내부 경고에도 평양 침투를 강행했다는 진술도 나왔는데 정상적인 작전이라면 이렇게까지 무리할 이유가 뭔가.

대북 드론 침투는 북한이 한국군 드론이 또 발견되면 참변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뒤에도 계속됐다. “무리해서라도 계속하려 하는구나 싶었다”는 현역 장교의 녹취도 있었다. 북한과의 무력 충돌 위험까지 무릅쓴 작전이 감행됐다면 군 통수권자의 지시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의 석연찮은 상황에 대한 부하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김 사령관은 배후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진술을 내놓지 않고 있다. 누구 지시로 이런 위험천만한 작전이 벌어진 것인지 특검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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