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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북 라디오·TV 중단하고 “확인 불가”… ‘깜깜이 짝사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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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북 라디오·TV 방송이 최근 전면 중단됐다. 민간 대북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수십 년간 직접 운영 또는 관리하던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자유코리아방송, 자유FM 등 대북 라디오방송의 송출을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중단했다. 대북 TV 방송도 14일 자정을 끝으로 송출이 멈췄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만 했다.

대북 라디오·TV 방송 중단은 이재명 정부 들어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말리고 군의 확성기 방송도 중단한 데 이은 대북 화해 제스처의 연장선일 것이다. 하지만 길게는 50년 전부터 수십 년간이나 운영하던 대북 방송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도 방송을 멈춘 적은 없었다. 그런데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송출을 전면 중단시킨 것이다.

라디오·TV 방송은 전단이나 확성기처럼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북한 전역에 걸쳐 뉴스 등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매체다. 북한은 주민들이 방송을 접하지 못하도록 방해 전파로 대응해 왔다. 그런 효과적 심리전 수단을 포기하고도 정부는 사실 확인조차 거부하고 있다. 국가정보기관의 대북 방송 자체가 공식 인정할 수 있는 영역 바깥이라고 해도 비공식 설명조차 한마디 없는 것은 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 전반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북 정책이 180도 달라질 것임은 예고된 일이다. 정부는 남북 대화의 돌파구를 열어 가겠다는 의지 아래 북한 개별 관광 허용, 북한 영상 자료 공개 등 다양한 선제적 조치를 검토한다고 한다. 하지만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작다. 우리가 매달릴수록 북한의 몸값만 높여주면서 일방적 짝사랑에 그칠 공산도 크다.

물론 남북관계 개선은 이뤄져야 한다. 군사적 긴장 해소 등 대북 관리 차원에서도 대화 재개는 필요하다. 하지만 대남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는 북한을 설득하는 것 못지않게 국내적 설득 노력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선 최소한의 대북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깜깜이 정책 추진은 흔히 무리수를 낳고, 그 비밀주의의 늪에서 남북 간 실패의 악순환이 되풀이됐음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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